서울시가 논란이 일었던 대형마트 및 대기업슈퍼마켓(SSM)의 판매 제한 품목을 확정하지 않고 신규 출점으로 발생한 분쟁을 조정할 때만 참고 자료로 활용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소비자와 마트 납품업체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비현실적인 정책을 성급히 내놓아 쓸데없는 분란만 일으켰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동윤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8일 “판매 제한 품목에 대한 용역 결과가 발표된 것이 마치 모든 대형마트 등에 적용되는 것처럼 비쳐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영업 중인 대형마트에는 판매 제한이 해당되지 않으며 향후 신규 출점으로 분쟁이 벌어지더라도 일률적으로 51개 품목의 판매 제한을 권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지난달 8일 담배와 술 등 기호식품과 배추 등 야채 17종, 신선식품과 수산물 등 51종의 품목을 대형마트 및 SSM의 판매 제한 품목으로 선정했다. 향후 대형마트 및 SSM이 새로 생겨 인근 중소상인과 분쟁이 발생하면 이들 제품에 대해 판매를 금지하거나 수량을 줄여 팔도록 권고하고, 이를 강제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건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시의 발표가 있은 뒤 소비자들로부터 “대형마트에서 이것도 사지 말고, 저것도 사지 말라면 장을 두 번 보라는 것이냐”는 불만이 나왔다. 또 마트에 물건을 납품하는 농어민 및 중소 업체들은 생존권대책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서울시청 항의방문 및 서명운동을 벌이며 거세게 반발했다. 9일 정오 서울역 광장에선 이들의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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