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막차 걱정 끝” 홍대 종로 강남역에 심야버스

서울 종로구에서 일하는 회사원 박모 씨(43). 야근을 자주 하는 그는 일이 늦어지면 시계를 힐끔거린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0시 45분에 출발하는 막차를 놓치면 송파구 잠실동 집까지 돌아갈 길이 막막하다. 택시를 타려고 해도 길거리엔 승객만 가득하고 빈 택시는 찾기 힘들어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한다.

19일부터 김 씨 같은 ‘올빼미족’이 한시름 덜게 됐다. 서울시는 버스와 전철이 끊기는 시간부터 첫차가 다니는 새벽까지의 대중교통 공백을 채우기 위해 심야전용 시내버스 2개 노선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시범운행 노선은 노선별로 6대씩 운행하며 심야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은 홍익대 앞, 종로, 강남역 등을 지난다. ‘강서∼중랑(N26)’ 노선은 강서차고지(개화동)∼홍익대∼신촌∼종로∼청량리∼망우로∼중랑차고지(신내동)를 운행한다. ‘은평∼송파(N37)’ 노선의 운행 구간은 진관차고지(진관동)∼서대문∼종로∼강남역∼대치동∼가락시장∼송파차고지(장지동)다. 노선번호 중 N은 심야(Late Night)를, 숫자는 출발 및 도착권역을 의미한다. N26번은 2권역(중랑구)에서 6권역(강서구)을, N37번은 3권역(송파구)에서 7권역(은평구)을 운행하는 노선이라는 뜻이다.

이 버스들은 양쪽 차고지에서 0시에 동시 출발해 35∼4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각 차고지에서 막차는 오전 3시 10분 출발해 오전 4시 55분에 반대편 차고지에 도착하면 운행을 마친다. 도심의 경우 오전 4시 언저리까지 심야버스를 탈 수 있는 셈이다. 요금은 카드 기준으로 1850원, 현금은 1950원이다. 3개월 시범운행 기간에는 일반 시내버스와 같이 1050원(카드 기준·현금은 1150원)만 내면 된다.

버스 전면에는 야간에도 멀리서 잘 알아볼 수 있도록 발광다이오드(LED) 안내판을 부착한다. 심야시간대 과속 방지 등 안전운행을 위해 시속 70km 이하로만 달리는 과속방지 장치를 장착한다. 시는 야간운전을 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심야버스 운행을 전담하는 운수 종사자를 별도로 채용했다. 운전석 주변에는 취객 등의 접근을 막아 버스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격벽을 설치했다.

시범운행 결과를 토대로 7월에 6개 노선을 추가할 계획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동대문 남대문 종로 강남 홍익대 사당 잠실 신촌 영등포 등 지역을 거친다. 현재는 △도봉산∼동대문∼여의도∼온수 △강동∼서울역∼노량진∼석수 △상계동∼종로∼강남∼송파 △강동∼강남∼홍익대∼은평 △사당∼반포∼종로∼도봉산 △양천∼사당∼강남∼노원 등의 노선계획이 나와 있다. 세부 운행 노선은 바뀔 수 있다.

심야전용 시내버스 노선, 정류소, 정류소별 도착시간 등은 시 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topis.seoul.go.kr)에서 19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정류소에 설치된 도착안내단말기(BIT), 교통정보센터 모바일웹(m.bus.go.kr), 서울 대중교통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등을 통해 심야전용 시내버스의 도착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다산콜센터(120), 시 버스정책과(02-2133-2283)

김재영 기자 red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