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판결을 받은 50대 식당주인이 권총으로 자살했다. 권총 자살은 국내에서는 전례가 드문 일이어서 경찰은 총기 입수 경로를 추적 중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고깃집에서 주인 오모 씨(59)가 권총으로 자살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 20분경 “오 씨가 자살한 것 같다”는 전처 장모 씨(54)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식당 2층 방 침대에서 오른손에 총을 쥐고 누운 채 숨져 있는 오 씨를 발견했다. 오 씨의 오른쪽 관자놀이에는 총알이 박힌 흔적이 있었다. 탄창에는 남은 총알이 없었지만 침대 베개 밑에서 실탄 한 발이 발견됐다. 유서는 없었다.
3년 전부터 부인과 별거했던 오 씨는 사건 전날 가정법원에서 이혼판결을 받았다. 판결 통지를 받은 부부는 당일 오후 9시 반경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자정 무렵 헤어졌다. 다음 날 오전 7시경 부인 장 씨가 오 씨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도 답이 없자 식당으로 찾아갔다가 사건 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권총은 미국 제닝스사가 1990년경 제작한 22구경 J-22 모델(사진)이다. 군과 경찰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권총이다. 자살에 사용된 총은 등록된 민간인 총기도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미국 태국 일본을 여러 차례 여행한 오 씨가 총을 밀수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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