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됐다가 10일 재가동된 부산 기장군의 고리원전 4호기에 또 이상이 생겨 14일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재가동 4일 만에 원전이 멈춤에 따라 정비가 부실하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한국수력원자력은 “11일 오후 고리 4호기의 출력을 올리던 중 증기 발생기(터빈발전기를 회전시키도록 증기를 생산하는 열교환기)에서 이상신호가 감지됐다”면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14일 오전 9시 22분부터 수동으로 발전을 정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리 4호기는 1월 30일부터 63일간 ‘계획예방 정비’를 받고 이달 3일 발전을 재개했다가 다음 날인 4일 잘못 연결한 외부 전류 입력선 때문에 정지됐다. 재정비를 거쳐 10일 오전 4시 다시 발전을 시작했지만 4일 만에 증기 발생기에서 이상신호가 감지돼 발전을 멈춘 것이다.
전력전문가들은 원전들이 여러 이유로 가동이 멈춘 상태에서 이상 기후로 초여름 더위가 찾아올 경우 전력난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수명연장 논란으로 월성 1호기를 비롯해 영광 2호기, 울진 4호기, 영광 3호기 등 원전 4기가 멈췄다. 또 이달 고리 1호기와 신고리 1호기, 울진 2호기가 예방 정비에 들어가는 등 4월 말∼5월 초에 최대 10기 이상의 원전이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1기당 평균 100만 kW급으로 10기면 1000만 kW의 공급량이 감소하는 셈이다. 이는 4월 평균 최대 공급능력인 6900만 kW의 14.4% 수준이다.
한수원은 “봄철 전력사용량은 상대적으로 적어 현재 전력예비율이 30%로 높은 편이어서 전력대란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2011년 9·15 정전대란도 여름철이 끝나는 때 일어났다”며 “계절에 관계없이 이상기후 현상에 대비해 예비전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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