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사업단 규모 대폭 줄이고 연구중심 대학원에 집중지원 방침
KAIST-서울대 등 이중특혜 논란
국회서도 제동… 대상확대 등 제안
대표적인 대학 지원사업인 두뇌한국(BK)21이 올해 끝남에 따라 교육부가 ‘BK21플러스’라는 프로그램을 새로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학가와 국회는 “사업단 선정 및 예산 지원 방식이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킨다”며 선정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BK21플러스 신설
BK21과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은 대학 지원사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다. BK21은 후속 학문세대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1999년 시작됐다. 대학원생에게 인건비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WCU 사업은 역량이 뛰어난 팀에 연구비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교육부는 이 사업들을 BK21플러스로 바꾸면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1유형은 WCU 후속, 2유형은 BK21 후속, 3유형은 잘 가르치는 대학원 교육 모델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중 2유형은 전체 예산의 70% 이상이 투입되는 핵심 사업. 교육부는 올해 310개 사업단을 정해 2037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대학은 이 중 얼마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대학 재정이 좌우된다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교육부는 지방대를 육성하기 위해 2유형을 전국 단위와 지역 단위로 나눠 지역에 30% 정도를 할당했다. 수도권 대학과 KAIST, 포스텍 같은 상위권 대학은 전국 단위에 지원해야 한다.
교육부는 이런 사업 계획을 지난달 공개한 데 이어 이달 중순 공고를 낼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 소수 대학에 연구비 집중
BK21플러스의 사업단 선정 방식이 일부 연구중심 대학에 유리하다며 사립대가 반발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BK21플러스는 BK21에 비해 사업단 수는 크게 줄었다. 반면에 KAIST 이외에 대구경북·광주과학기술원과 울산과학기술대 대학원 같은 연구중심 국립대학원이 새로 등장하면서 경쟁자는 늘었다.
또 선정지표 가운데 이공계의 경우 연구역량이 45%나 차지한다. 상위권 대학원들은 교육역량이 비슷하므로 연구역량이 당락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이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정부 예산으로 거액의 연구비 지원을 받았던 KAIST와 지역 과기원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 대학원들은 이미 대학원생 장학금을 국고로 지원받는 곳이기도 하다. 일반 대학끼리 경쟁해서 나눠 받던 대학원생 인건비가 소수의 연구중심 대학에 이중으로 쏠리는 현상이 벌어지는 셈이다.
대학가에서는 BK21플러스가 특정 대학원의 나눠먹기가 된다고 우려한다. 교육부 계획에 따르면 전국 단위에서는 분야별로 통상 2∼5개의 사업단이 선정될 예정. 예를 들어 △수학 지구과학은 2, 3곳 △물리 화학 건설은 3, 4곳 △기계 화학공학은 4, 5개 정도가 배정됐다. 연구 실적이 좋은 KAIST 과기원 서울대 포스텍 등이 유력시되는 구조다.
○ 승자독식 막도록 계획 수정 필요
서울 주요 사립대는 이런 방식으로는 종합대가 한 곳도 살아남을 수 없다고 반발한다. 서울 A대 물리학과 교수는 “교수와 대학원생이 정부 예산으로 연구에만 몰두하는 대학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교수가 자체적으로 연구비를 조달해서 연구하고 교육하는 대학은 지금도 경쟁이 안 된다”며 연구역량 위주의 심사 방식을 문제 삼았다.
서울 B대 연구처장은 “분야마다 극소수의 사업단만 선정하면 KAIST 포스텍 과기원 이외의 대학은 진입할 여지가 없다. 연구력이 앞선 대학에 인건비까지 몰아주는 승자독식 방식”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선정 대상 및 방식에 대해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사업단별 지원액을 줄이더라도 분야별로 당초 계획보다 2, 3개 많은 사업단을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
국회 교육위 관계자는 “이미 대학원생 장학금을 지원받는 국립 대학원은 WCU 후속사업인 1유형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야 합리적이다. 그러지 않으면 중복 수혜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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