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군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24일 치러지는 함양군수 재선거전을 이렇게 정리했다. 한마디로 ‘3무 선거’라는 설명. 선관위는 투표 일주일을 앞두고 과열 분위기나 불법을 걱정하기는커녕 투표율이 낮지 않을까 고민하는 처지다. 선거 열기가 지나치게 뜨거워 후유증이 많았던 역대 선거와는 완전 딴판인 셈이다.
출마 후보는 4명이다. 도의원을 지낸 서춘수(62) 임창호(60) 이창구 후보(60)와 함양군의회 의장을 지낸 김재웅 후보(54) 등이다. 4명 모두 지방의원 경력을 가졌다. 서 후보는 경남도 공무원으로 오래 근무했다. 김 후보만 50대이고 나머지 3명은 60대 초반이다. 새누리당의 무공천 방침에 따라 서 후보를 제외한 3명이 최근 새누리당을 탈당해 당적이 없다. 선거 이후엔 다시 당적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서 후보는 2010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을 떠난 이후 무소속을 유지했다.
판세 분석은 ‘3강 1약’ ‘2강 1중 1약’ ‘2강 2약’등으로 엇갈린다. 서 후보는 도의원과 군수 선거 각 한 차례에 이어 세 번째 출마여서 인지도가 많이 올라가 있다. 그는 “이번 선거를 능력과 재력의 대결로 보는 유권자가 많다”며 임 후보를 겨냥했다. 서 후보는 “19일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임 후보는 7, 8대 도의원과 함양군자연보호협의회장을 지내고 군수 출마를 오랫동안 준비했다. 조직도 탄탄하다는 평가. 임 후보 측은 “남은 기간 특유의 친화력과 사회활동 경력을 토대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서 후보 등과 선두 다툼을 하지만 결국은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남도의원에 이어 함양군의회 의장을 지낸 이 후보는 군정의 영속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누구보다 군민들이 후보 면면을 잘 알고 있다”며 “방송토론회에서 현안에 대한 차별화와 ‘새로운 함양을 만들겠다’는 호소를 통해 압승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청렴성도 강점으로 내세운다. 다른 후보에 비해 다소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후보 측은 “바닥 민심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펄쩍 뛴다.
함양농협조합장, 농업경영인회장, 군의회 의장 등을 지낸 김 후보는 패기와 깨끗함을 강조한다. 김 후보 측은 “농민 출신인 데다 진정성 면에서 다른 후보를 훨씬 능가한다”며 “전임 군수와 의리를 지키느라 출마 선언이 늦어 초반 몇 개 지역에서 고전했으나 이미 선두에 올라섰다”고 주장했다.
이번 함양군수 재선거는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던 이철우 전 군수가 이듬해 선거법 위반으로 군수직을 잃은 데 이어 2011년 10월 재선거로 당선된 최완식 전 군수도 같은 혐의로 올 2월 중도하차해 민선 5기 동안 세 번째 치러지는 것이다. 군민들은 “양반과 선비의 고향이라는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깨끗한 선거를 통해 안정적으로 군정을 수행할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에서는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새누리당도 중앙당은 물론이고 지구당 위원장인 신성범 의원 역시 전혀 간여하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의 최대 분수령은 19일 오후 6시부터 75분간 진행되는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MBC 토론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전망하며 17일과 22일 함양읍 장터에서 홍보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이번 선거의 투표인은 3만4207명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