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어, 내 차바퀴 어디 갔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7일 03시 00분


고급차 타이어만 골라 훔친 뒤 벽돌로 괴어 놓은 30대 붙잡아

그랜저HG 차량에 타 시동을 걸고 기어를 주행모드로 바꿨지만 차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11일 오전 출근하려던 30대 직장인 A 씨(서울 강북구 미아동)는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차에서 내린 순간 심하게 당황했다. 있어야 할 타이어 4개가 보이지 않았다. 그랜저는 타이어 대신 벽돌에 의존해 허공에 떠 있었다. 바퀴 자리마다 벽돌 3개씩 괴어져 있었던 것.

A 씨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1월부터 노원구 강북구 일대를 돌며 고급 승용차 15대에서 타이어 60개를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김모 씨(35·무직)를 11일 붙잡았다.

김 씨는 타이어만 노렸다. 자동차동호회 사이트에서 중고 타이어가 직거래된다는 점을 이용했다. 사이트에 “쓰던 거 있는데 사실래요?”라며 접근해 계약을 먼저 성사시킨 뒤 구매자가 원하는 타이어를 훔쳤다. 대부분 개당 70만 원 안팎인 고급 승용차용이었다. 김 씨는 타이어 4개를 50만 원 정도에 팔아 800여만 원을 챙겼다. 타이어를 빼기 전 블랙박스가 장착된 주변 차량을 발견하면 블랙박스를 부수는 치밀함도 보였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다음 달 결혼을 앞두고 있어 결혼자금이 필요했다”고 진술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김 씨를 구속하고 김 씨에게서 10여 차례 훔친 타이어를 사들인 장물업자 김모 씨(42)를 장물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고급차#차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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