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경찰서 방범순찰대 김도윤 상경(21)은 18일 학교 폭력 예방 뮤지컬 제작에 참여한 뒤 “신고 전화번호나 방법을 모르는 학생들이 아직 많은 것 같다. 5분 분량의 이 영상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지방경찰청 의무경찰(의경)들이 학교 폭력을 주제로 홍보 영상을 만들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 ‘레미제라블’ 음악과 장면을 활용해 만들어 청소년이나 학부모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배경은 1980년대 한 교실. 선배가 후배의 돈을 강제로 빼앗고 피해 학생들이 괴로움을 호소하는 모습을 영화 주제 음악에 맞춰 노래한다. 보복이 두려워 부모와 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하는 한 학생의 아픔도 나온다. 이때 등장하는 경찰관이 117학교폭력신고센터가 피해 학생 상담과 가해 학생 지도를 동시에 하기 때문에 학교 폭력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하는 내용이다.
의경 10여 명은 연출과 배우로 역할을 나눠 경북경찰청 대강당에서 일주일 동안 제작했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교복을 빌려 입었고 교실 무대도 만들었다. 노래와 대사는 전문 녹음실에서 작업했다.
가해 학생 역을 맡은 김준표 일경(21)은 “일과를 마치고 틈틈이 제작했다. 가해자 연기가 부담이 됐지만 완성한 영상을 보니 뿌듯했다”고 말했다.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모든 영상은 디지털렌즈교환식(DSLR) 카메라로 찍었다. 교복과 녹음실 대여 비용 35만 원이 들어갔다. 오완석 경북경찰청 홍보계장은 “아마추어 작품이지만 재미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지역 학교에 영상을 나눠줘 학교 폭력 예방 활동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2일 대구지방경찰청은 학교 폭력을 다룬 5분짜리 단편영화를 제작했다. ‘꽃잎 2013’이란 제목의 이 영화는 집단 폭행을 당하는 피해 학생이 고층 건물 옥상에서 자살을 시도하려는 순간까지의 모습과 심경을 담았다. 대구서부경찰서 의경과 경찰관들이 출연했다. 서부경찰서 박경주 경장은 “영화는 학교 폭력 예방이 작은 관심과 진심 어린 배려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대구경찰청은 이 단편영화를 유튜브에 공개하고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 자료로 배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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