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철을 맞아 ‘어디에 놀러 갈까’ 하는 고민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다. 서울 근교로 당일 여행을 다녀오자니 꽉 막힌 도로를
참아낼 자신이 없다. 아이는 어디서 봤는지 강원 정선군의 레일바이크를 타러 가자고 조른다. 대안은 없을까?강동구 천호동 광진교
남단에 있는 광나루 자전거공원은 서울에서 레일바이크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한강변 자전거도로에 접해 있어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지하철 5호선 천호역 2번 출구로 나와 15분 정도 걸으면 된다. 》
18일 오전 자전거공원에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세발자전거 모양의 놀이터가 눈에 들어온다. 역시 자전거공원답다. 주변에는 자전거 페달을 돌려 만든 전기로 전등을 켜는 체험관도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중앙광장 오른쪽에 있는 이색 자전거 체험장. 36종 146대의 독특한 자전거들이 있다. 20분에 1000원(보호자 동반한 미취학 아동은 무료)을 내고 입장하면 마음에 드는 자전거를 고를 수 있다. 하트 모양의 프레임에 2명이 탈 수 있어 연인들에게 어울릴 듯한 자전거, TV에서만 봤던 누워서 탈 수 있는 자전거, 안장 대신 변기를 올려 ‘과연 누가 이걸 탈까’라는 느낌이 드는 독특한 자전거까지 다양하다. 자전거공원의 김윤호 관리부장은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페달을 밟으면 앞이 아닌 옆으로 가는 자전거, 누워서 탈 수 있는 자전거가 인기”라고 소개했다. 자전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자녀가 있거나 연인과 함께 색다른 자전거를 타보고 싶은 이들은 20분을 흥미롭게 보낼 수 있다.
중앙광장을 지나 광진교 다리 아래에는 ‘레일바이크’가 있다. 페달을 밟으면 선로를 따라 기차처럼 움직이는 레일바이크는 강원 정선군에서 큰 인기를 모아 전남 곡성, 강원 삼척 등으로 퍼져 나갔다.
자전거공원에 있는 레일바이크는 갈대밭 사이로 한강변을 바라보며 여유 있게 달릴 수 있어 주말이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총 거리는 720m로 5∼7분이면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다. 입장료는 1대(2인용)에 2000원. 레일바이크는 주말에만 운영하기 때문에 18일 이곳을 찾은 기자는 직접 체험해 볼 수 없었다.
레일바이크 옆에는 국제 규격의 자전거 장애물 경주(BMX·Bicycle Motocross) 경기장도 있다. 주말이면 국가대표 BMX 선수들이 연습을 할 때도 있어 선수들의 멋진 묘기를 볼 수 있다. BMX에 도전해 보고 싶은 사람은 코리아바이크스쿨(koreabikeschool.co.kr)에 등록해 강습료를 내고 배우면 된다. 강습은 이곳 경기장에서 이뤄진다. BMX연맹에서는 매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유소년 아카데미도 열고 있다.
한강변을 달리고 싶은데 자전거를 가져오지 않은 사람은 자전거공원 내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리면 된다. 1인용 자전거는 시간당 3000원, 2인용은 6000원이다.
자전거공원을 둘러본 뒤엔 자전거를 타고 전망쉼터인 ‘광진교 8번가’를 방문해볼 것을 추천한다. 광진교 8번가는 자전거공원에서 나와 광진교를 건너다보면 다리 중간쯤에 있다. 유리바닥 아래로 한강을 내려다보는 아찔한 경험을 할 수 있어 한강의 명소로 꼽힌다. 광진교를 건너 구리 방향으로 올라가면 벚꽃이 유명한 워커힐호텔 뒷길도 찾아갈 수 있다.
자전거공원은 색다른 자전거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곳이지만 편의시설은 다소 부족한 편이다. 따가운 햇볕을 피할 곳이 없어 간단한 그늘막 등을 가지고 가는 게 좋다. 음식물을 살 수 있는 편의점도 한 곳밖에 없어 오래 머물 생각이라면 음식을 미리 준비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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