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력조정 제어계통 전자부품 고장… 예비전력 450만kW 아래로 떨어져
원전 더 멈추면 봄철 전력대란 우려
최신 원자력발전소인 신월성 1호기가 23일 고장을 일으켜 가동을 멈췄다. 신월성 1호기의 가동 중단은 지난해 7월 상업 가동 이후 벌써 세 번째다. 원전 당국은 가동 초기에 발생하는 일반적 현상이라고 설명했지만 안전에 대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신월성 1호기가 멈춤에 따라 이날 순간 예비전력이 급감해 전력경보가 발령됐다. 올 들어 울진 1호기, 고리 4호기에 이어 신월성 1호기까지 고장이 이어지면서 전력 당국의 수급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오전 7시 44분경 신월성 1호기의 원자로 출력을 조절하는 제어계통 전자부품이 고장 나 발전을 정지했다고 밝혔다. 제어계통은 자동차의 브레이크처럼 원전의 안전에 직결되는 부분이다. 신월성 1호기는 2012년 7월 31일 상업 운전을 시작한 뒤 19일 만인 8월 19일 제어계통 고장으로 처음 정지됐다. 또 같은 해 12월 29일 터빈의 속도와 출력을 제어하는 터빈제어설비 부품에서 이상이 발견돼 발전을 멈추고 부품을 교체했다. 이 원전은 시운전 기간에도 3차례나 고장을 일으킨 바 있다.
한편 전력거래소는 23일 순간 예비전력이 450만 kW 미만으로 떨어지자 이날 오전 8시 35분 전력 수급 경보인 ‘준비’(예비전력 500만 kW 미만 400만 kW 이상)를 발령했다. 전력거래소는 “기온이 예년보다 낮아 난방 수요 등이 늘어난 상태에서 신월성 1호기 고장으로 전력 공급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전들의 잇따른 고장과 가동 중단으로 향후 전력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1월에 울진 1호기가, 이달 10일 고리 4호기가 고장 등의 이유로 가동이 중단됐다. 또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23일 오후 11시 50분경 월성 2호기가 가동을 중단하는 등 6기가 가동을 멈췄다. 전국 원전설비 23기의 전체 설비용량 2071만6000kW 중 791만6000kW에 해당하는 9기가 정지해 있는 것. 다음 달에도 고리 2호기 등의 계획예방정비가 예정돼 있어 원전 1, 2기가 추가로 고장 나면 전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기후로 전력 수요가 높아지면 ‘봄철 전력 대란’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