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20년 이상 된 부부의 이혼 건수가 4년 이하 젊은 부부의 이혼 건수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자녀를 다 키워놓고 각자 새 삶을 찾으려는 부부가 늘어난 데 따른 현상이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2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는 11만4300건으로 전년(11만4000건)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혼인 지속 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은 3만200건으로 전년(2만8300건) 보다 6.7% 늘었다.
이에 반해 지난해까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4년차 이하 부부의 이혼 건수는 2만8200건으로 전년(3만700건)에 비해 8.1% 감소했다. 특히 결혼한 지 30년이 넘은 부부의 ‘황혼이혼’은 8600건으로 전년보다 8.8%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전체 이혼 건수 중 2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 건수는 26.4%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이 4년차 이하 이혼 건수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화 추세로 고령 인구 자체가 늘었고, 은퇴 후 노후 생활의 기간도 길어지자 이혼을 통해 각자 원하는 인생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전년보다 0.2세 늦어진 32.1세, 여자는 0.3세 늦어진 29.4세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제주가 32.4세(남자 기준)로 초혼 연령이 가장 높았고 충북 충남이 31.6세로 가장 낮았다. 특히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여성의 초혼 연령은 전년보다 0.2세 증가한 30.2세로 전국 시도 중 처음으로 초혼 연령이 30세를 넘어섰다. 초혼 부부 중 남자 쪽 나이가 많은 부부는 68.2%, 동갑은 16.2%, 여자가 연상인 부부는 15.6%로 나타났다. ‘연상녀-연하남’ 혼인 건수는 전년보다 1.2%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4만 건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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