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의 지나친 간섭으로 빚어진 고부 갈등을 이유로 이혼소송을 낸 아내, 그리고 아내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이혼소송을 낸 남편. 팽팽히 맞선 부부의 주장에 대해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10년 넘게 교제하다 2004년 결혼에 골인한 동갑내기 부부인 남편 A 씨(36)와 아내 B 씨. 아들과 딸을 낳으며 행복한 가정생활을 꾸려가는 듯했다. 그러나 시어머니의 구박과 시댁과의 갈등이 쌓이며 평화가 깨졌다. 시어머니는 아들 가족 문제와 살림에 일일이 간섭하며 며느리와 충돌했다. 용돈을 보내는 날이 며칠만 늦어져도 며느리에게 독촉전화를 걸었다. 직장을 다니며 아이들을 친정에 맡기는 며느리에게 일을 그만두라고 강요했다. B 씨의 친정 식구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기까지 했다. 참다못한 B 씨는 2010년 8월 짐을 챙겨 친정으로 떠나버렸다.
2010년 말 남편 A 씨는 아내에게 “1년간 시댁 식구와 마주칠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다시 함께 살았다. 그러나 A 씨는 약속한 지 한 달도 안 된 2011년 1월 시어머니의 생일을 맞아 시댁에 함께 가자고 해 B 씨와 다퉜다. 추석 명절에는 상의 한마디 없이 시댁 식구들을 집으로 부르기도 했다. 결국 2011년 9월 B 씨는 이혼을 요구했다.
이혼 얘기가 나온 직후 A 씨는 우연히 B 씨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유부남들과 친목모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 씨는 자신의 동생을 시켜 B 씨를 미행하게 했고, 2011년 10월 술에 취한 B 씨가 낯선 남자와 함께 모텔에 들어가는 현장을 확인했다. 결국 부부는 각각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부장판사 김귀옥)는 양측 모두에게 이혼의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양측의 위자료 청구는 모두 기각하고 이혼하라는 판결과 함께 “재산 형성의 기여 등을 고려해 남편이 60%, 아내가 40%로 재산을 나누라”고 선고했다. 아이들의 양육권은 아내에게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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