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묵 “여럿이 밥한끼 먹어… 盧대통령 관련 발언 한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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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4일 03시 00분


국정원 재직중 北風으로 DJ낙선운동… MB정부때 대북 싱크탱크 수장 컴백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참…, 내가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했습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 출처로 지목한 임경묵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68·사진)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강한 어조로 조 전 청장의 법정 발언을 부인했다. 그는 “너무 황당해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다”며 “나는 차명계좌나 노 대통령에 대해 말한 게 전혀 없다. 내가 그럴 위치에 있지도 않고 그럴 정보도 없다”고 했다.

―조 전 청장은 함께 식사하며 차명계좌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는데….

“아는 사람들 몇 명 모인 자리에서 밥 한 끼 먹은 게 전부다. 조 전 청장과 단독으로 만난 자리가 아니었다.”

―조 전 청장은 사건이 불거진 뒤 당신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기자들에게 이야기했다.

“조 전 청장으로부터 전화 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지금처럼 걸려온 전화는 다 받는데…. (조 전 청장이) 검찰 조사받은 지 1년이 넘는데 지금까지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다.”

―임 전 이사장과 당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이 가까운 사이였다고 조 전 청장이 말했다.

“수사기획관 이름도 모르고 누군지도 모른다. 그 수사기획관에게 물어봐라. 날 아는지. 나 교회장로다. 거짓말 안 한다.”

임 전 이사장은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 전신)에서 서울지부장과 102실장(대공정보) 등 요직을 거친 인물이다. 102실장으로 근무하던 1997년 12월, 15대 대선을 앞두고 ‘북풍(北風)’을 통해 김대중 후보 낙선 운동을 벌인 혐의(안기부법 위반 등)로 1999년 4월 권영해 전 안기부장, 임광수 전 101실장(기획판단), 고성진 전 103실장(대공수사) 등과 함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 이후 안기부를 그만둔 임 전 이사장은 1999년 8월 공기업 대선자금 불법모금 개입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임 전 이사장은 1999년 6월 재경 영남중고교 총동창회 제10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2003년에는 개신교 인사들을 중심으로 극동포럼을 창설했는데 2004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을 초청해 ‘서울의 미래, 동북아의 중심’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주최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5월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전에는 이사장직이 없었다. 그가 지난달 퇴임한 뒤 이사장직은 공석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는 대북 전문가, 탈북자 등으로 구성된 국정원 산하 싱크탱크로 북한 정보 분석 및 대북 전략 입안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최예나·조숭호 기자 yena@donga.com
#임경묵#국정원#DJ낙선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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