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서울은 잘 아는데 대구는 거의 모른다” “대구에 중국 관광객이 별로 없다” “중국 관광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부족하다” “버스운전사들이 난폭운전을 많이 한다”….
경북대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은 23일 김범일 대구시장과 만난 자리에서 “대구를 더 유명하고 좋은 도시로 만들어 달라”며 이 같은 지적을 쏟아냈다. 유학생의 눈을 통해 대구를 발전시킬 방안이나 불편한 점을 찾기 위해 대구시가 마련한 자리였다. 시청에서 열린 행사에는 15개국 23명이 참석했다.
유학생들은 대구가 유명한 도시가 아니라는 점을 가장 아쉬워했다. 유학 오기 전 대구를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4명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 이유도 2002년 월드컵 경기와 2011년 세계육상대회가 열린 곳으로 대구를 아는 정도에 그쳤다. 대구가 매력적인 도시라는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중국 유학생은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는데도 대부분 서울이나 부산, 제주에 간다. 중국 관광객들이 대구를 너무 모르는 것 같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중국 유학생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중국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너무 적은 것 같다. 중국 관광객은 씀씀이가 큰 편이므로 의료관광 등 고급 관광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갖추면 유치에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말레이시아 유학생도 “말레이시아에서 서울은 잘 알지만 대구는 모른다. 말레이시아에 대구를 알리는 노력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대구의 대중교통과 문화예술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태국 유학생은 “두 달째 대구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하철은 아주 잘돼 있지만 버스는 타기가 겁난다. 난폭운전을 하는 기사가 많다. 타고 내릴 때 좀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빨리 출발하려고 해 마음이 급해진다”고 말했다. 리투아니아 유학생은 “주변에 물어보면 문화예술을 즐길 만한 공간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예술거리’ 같은 게 있어 언제든 공연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유학생들의 시각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이런 자리를 자주 갖기로 했다. 김 시장은 “대구의 국내외 좌표가 어떤 상태인지 돌아보는 따끔한 지적이었다. 대구를 매력적이고 유명한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유학생들의 말은 대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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