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야! 어디 있다 이제야 나타났니?” 울산 앞바다에서 고래축제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래 떼가 발견됐다. ‘고래도시’를 지향하는 울산 남구의 걱정도 털어냈다. 이날 고래 발견은 크루즈 고래바다여행선이 처음 운항(4월 6일)한 지 18일 만이자 운항 12번째 만이다.
○ 낮은 수온으로 고래가 늦게 나타나
24일 오후 3시 55분경 울산 장생포 동남쪽 8.5마일 해상. 크루즈 고래바다여행선(550t급) 옆으로 참돌고래 500여 마리가 나타나 군무(群舞)를 펼쳤다. 크루즈선에 탔던 370여 명의 승객들은 “와! 고래다”라고 탄성을 지르며 고래를 맞이했다. 고래 떼는 20여 분간 크루즈선을 따라 유영하다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크루즈선 허문곤 선장(54)은 “그렇게 애타게 찾았던 고래 떼가 고래축제를 하루 앞두고 나타났다. 올해 고래축제는 대박이 날 것 같다”며 기뻐했다.
올해 고래 떼는 지난해(4월 15일 첫 발견)보다 10일가량 늦게 나타났다. 이는 수온이 낮아 고래 먹잇감인 멸치나 오징어 등 난류성 어종이 모자라 고래를 유인하지 못했기 때문. 24일부터 울산 앞바다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고래 떼가 몰려든 것으로 남구는 보고 있다.
이날 고래 떼가 나타나면서 고래바다여행선의 예약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크루즈선은 다음 달 말까지 예약자만 1만4000여 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까지 운항했던 고래바다여행선의 연간 탑승객 8184명을 크게 초과한 것. 남구는 크루즈선을 탔다가 고래를 관찰하지 못하면 고래박물관에 무료입장하게 하거나 고래생태체험관 관람료 40% 할인 혜택을 준다. 고래바다여행선은 월, 금요일을 제외하고 주 5일 운항한다.
○ 평화 밝히는 고래문학제 개최
고래축제 기간에는 ‘제5회 대한민국 고래문학제’도 열린다. 대회장은 문정희 시인(동국대 석좌교수). ‘고래의 평화, 바다의 평화’라는 주제로 25일 오후 2시 장생포 특별무대에서 열리는 고래축제 고유제에서는 문 시인의 자작시 ‘고래여, 심연의 푸른 생명이여’의 헌시 낭독회가 열린다. 이어 26일 오후 2시 반 장생포에 마련되는 고래의 날 기념식에선 제4회 고래문화예술상 시상식도 열린다. 감사패는 김두겸 남구청장과 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받는다. 또 문화부문은 2007년부터 6년간 매주 수요일 장생포 앞바다에서 고래 조사를 하고 있는 울산시 항만수산과 박승철 씨(6급)가, 예술부문은 10여 년간 울산 및 고래와 관련된 노래를 불러 온 가수 남미경 씨가 각각 수상한다.
25일부터 장생포 고래박물관 광장에서는 ‘고래를 사랑하는 시인들의 모임’의 정호승 시인 등 40명의 시인이 참여하는 고래 시 사진전이 열린다. 26일 오후에는 문정희 이동순 시인 등이 크루즈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고래를 탐사하며 선상 특강을 한다. 26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독자들이 참여하는 고래에게 말을 걸어 봐’라는 고래 힐링 캠프도 열린다. 시인과 독자가 고래축제 현장 등을 둘러보고 정일근 시인(고래문화재단 감사)이 고래 힐링 특강을 하며 참여자와 즉석 토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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