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 외국인투자 급증… 유치기업 14개로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5일 03시 00분


올들어 호주-중국 2개사 자금 228억 실제 유입

제주지역 개발사업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도는 올 들어 3월 말까지 호주와 중국의 2개 기업을 유치해 자금 228억 원이 실제로 들어왔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 외국인 투자기업은 14개로 늘어났다. 투자 유입금은 3520억 원에 이른다.

호주 국적 한국인이 운영하는 KP오스트레일리아㈜는 서귀포시 하예동 9296m²의 용지에 88억 원을 투자해 애완동물 편의시설, 다이빙스쿨 등 부대시설을 갖춘 42실의 고급 호텔인 ‘더코브관광호텔’을 짓기로 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중약연구개발 및 병원사업을 하는 ㈜CSC는 서귀포시 호근동 9839m²의 용지에 505억 원을 투자해 48병상을 갖춘 의료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

○ 중국 기업 유치 공들여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에 적극적이다. 관광개발 촉진을 위해 외국인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세계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한 중국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시민·환경단체 등에서는 무분별한 외국인 자본 유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일대 55만5456m²에 중국 자본이 추진하는 ‘백통신원 제주리조트’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700m밖에 떨어지지 않아 생태계 및 지하수 보전지구 등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한 사회단체는 “중국인의 땅 사재기로 제주도가 중국의 변방 성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지적이 과민 반응이라는 분석도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외국인 토지 보유는 도 전체 면적의 0.5%인 980만8000m²에 불과하고 중국인 보유 토지는 0.1% 수준인 192만9000m² 정도로 대부분 투자 목적이다. 제주도 강동원 국외권투자유치담당은 “외국 투자자본은 관광 인프라와 관련한 헬스케어, 숙박시설, 농어촌 관광 등이 주요 사업이다”며 “과도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글로벌시대 개념과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관광객 유치 등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사전 검증 강화

투기 목적의 중국 자본이 들어온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제주도는 ‘외국인투자기업 사전 평가시스템’을 2월 마련했다. 우선 무역보험공사의 ‘국외기업 신용조사 서비스’를 활용해 투자희망 기업의 신용과 재무상황을 평가한다. 기업신용평가 전문 회사에 의뢰해 신용상태를 다각적으로 검증한다. 검증을 마친 후 외국인투자기업심의위원회에서 투자유치 적합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단계를 거친다.

제주국제자유도시 핵심 프로젝트인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신화역사공원’에 투자하는 중국 란딩그룹 유치는 사전 검증을 거친 첫 번째 사례. 신화와 풍경을 바탕으로 한 테마파크, 호텔 등을 조성하는 이 사업을 위해 란딩그룹, 제주도, JDC 등이 최근 합의각서(MOA)를 교환했다. 제주도 강승화 국제자유도시본부장은 “개발사업에 투자하거나 5억 원 이상 휴양형 리조트를 매입하면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가 투자유치 촉진제가 되고 있다”며 “사전 검증 제도를 엄격히 적용해 땅장사를 노린 투기자본을 걸러내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외국인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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