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동 H대형마트에 들어선 강모 씨(34)는 곧장 주류코너로 향했다. 진열대 앞을 서성대던 그는 ‘발렌타인 21년’ 2병과 명절용 기획상품으로 나온 ‘조니워커 블루티파니’ 2병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병당 19만8000원과 25만 원으로 이곳에서 팔리는 가장 비싼 양주였다. 이어 의류 코너로 발길을 옮긴 그는 옷을 구경하는 척하다 한 벌을 골라 탈의실로 들어갔다. 강 씨는 문을 잠그고 니퍼를 꺼내 양주병에 붙은 도난방지 태그를 뗀 뒤 가방에 양주를 넣고 태연하게 밖으로 나왔다. 계산대를 통과해 매장 밖으로 나가던 그는 유독 양주코너와 의류매장을 서성이는 모습을 수상하게 본 보안요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1일부터 이날까지 서울 경기 일대 대형마트에서 8차례에 걸쳐 고급 양주 24병(623만 원 상당)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강 씨는 2005년 이후 교도소를 수차례 들락거려 직업을 구하지 못한 탓에 생활비를 벌기 위해 양주를 훔쳤다고 진술했다. 훔친 양주 절반은 인터넷 중고사이트에 올려 병당 10만 원 정도에 팔고 나머지는 직접 마셨다고 한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강 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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