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첫선 다큐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미리 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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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폭침 못믿어”… 일방적 의혹제기 되풀이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가 27일 오후 전주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식 상영된다.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담은 ‘부러진 화살’, 고문을 통해 폭력의 역사를 돌아봤던 ‘남영동 1985’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이 기획 제작한 작품이다.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한 정부 발표를 문제 삼는 이 영화는 진작부터 사회적 논란을 예고했다. 특히 남북관계가 살얼음판을 걷는 시기여서 제작진의 의도대로 진실에 접근하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되기보다는 한국사회 내부 분란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동아일보가 공식 상영에 앞서 미리 본 영화는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의 발표에 대해 그동안 나왔던 의혹들을 모아 놓았다.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에 의한 폭침’을 믿기 어렵다는 전제에서다. 80분 분량의 영화는 독립영화계에서 활동해 온 백승우 감독이 연출하고 ‘공공의 적’ ‘한반도’에 출연한 배우 강신일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영화에서는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위원이었던 인터넷 매체 서프라이즈 대표 신상철 씨와 선박 인양 전문가로 알려진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주로 출연해 의혹을 제기한다. 이들의 주장에 대해선 이미 국방부가 대부분 해명을 했고, 신 씨는 해군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해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제기된 의혹도 기존의 주장과 비교해 새로운 것은 없다. 정부가 인양해 공개한 북한 어뢰 잔해가 발사 두 달 만에 녹슬었다는 게 믿을 수 없으며, 어뢰 추진체 부위에서 나온 참가리비가 서해안에서는 잡히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참가리비는 동해뿐 아니라 남해와 서해에도 시식하는 종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정부 조사결과 발표 때는 쌍끌이 어선 대청11호 선장 김남식 씨가 나와 어뢰 프로펠러를 건져 올린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좌초 원인에 대한 두 사람의 주장도 엇갈린다. 이 대표는 암초에 의한 좌초설을 편다. 천안함이 인천 옹진군 백령도 부근 암초에 바닥이 긁히면서 철판이 약해져 가운데가 부러졌다는 주장이다. 반면 신 대표는 천안함이 좌초 후 표류하다가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했으며, 천안함과 충돌한 잠수함은 북한이나 미국 것이 아닌 ‘제3국의 잠수함’이라고 주장한다.

제작진은 “의심하면 공격당하는 사회가 문제다. 정부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면 종북주의자로 몰리고 있다”며 “의심은 소통의 출발점인데 우리 사회는 소통이 부재하다”고 강조한다. 후반부 극적 요소를 가미한 장면에선 내레이터 강신일이 변호사로 나와 정부 관료들을 증인석에 세워 심문한다. 관료들은 배우들이 연기한다.

정 감독은 지난해 초 ‘부러진 화살’로 34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흥행 능력을 입증했다. ‘천안함 프로젝트’ 극장 개봉 일정은 미정이다.

정 감독은 25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영화는 나 스스로 천안함의 정부 발표를 납득할 수 없어 만든 것이다. 이런 의문을 풀어달라는 것이 영화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이다”라고 밝혔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천안함#폭침#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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