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부발전은 지난해 3월 큰 홍역을 치렀다. 충남 보령시 보령화력발전소에서 대형 화재와 구조물 붕괴 사고가 연이어 터졌고, 이로 인해 결국 최고경영자(CEO)도 교체됐다. 중부발전은 이 사고를 뼈아픈 반성의 계기로 삼았다.
중부발전은 우선 안전을 위한 조직 및 사업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안전조직은 ‘팀 단위’에서 ‘처 단위’로 격상했고 전담인력 26명을 충원했다. 또 이 가운데 10명은 ‘현장전담안전관리자’로 임명했다.
인천화력, 서울화력, 서천화력 등에 많은 노후설비를 갖고 있는 중부발전은 현장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안전관리 예산을 지난해 126억 원에서 올해 347억 원으로 확대 편성했다. 또 안전취약설비 개선사업을 위해 올해 약 4000억 원을 별도로 책정했다.
CEO도 안전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최평락 사장은 ‘신(新)안전문화’의 정착을 위해 ‘글로벌 안전문화지수(ISRS-Culture)’를 도입했다.
회사의 안전문화 수준을 진단하고 부족한 부분은 직원 스스로 참여해 이를 개선하는 체계다. 2020년까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수준으로 안전지수를 끌어올린다는 것이 목표다.
중부발전은 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안전문화를 이루기 위해 매월 CEO의 ‘안전메시지’를 담은 동영상 자료를 제작해 사내방송을 통해 전파하고 있다. 올 3월에는 ‘사내 특별안전의 날’을 선포하고 사업장별로 안전교육과 위험설비 정밀점검, 안전사고 사진 전시회, 안전보건 캠페인 등을 진행했다.
최 사장은 3월 초 보령화력을 시작으로 5월까지 5개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직접 챙기고 있다.
또 최근 잇단 유독물 누출사고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개선과제를 도출했다. 그중 하나로 발전소 현장에서 연간 11t 씩 사용해오던 특정 발암의심물질을 인체에 무해한 물질로 모두 대체했다. 연 5500t을 쓰는 암모니아 등을 안전한 화합물 ‘우레아’로 바꾸기 위한 계획 역시 추진 중이다. 이 밖에도 추락, 폭발 위험이 있는 현장 294곳에 대한 개선 조치를 했고 소방방재설비 전문기관과 함께 안전진단을 벌여 약 900건의 취약사례를 발굴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안전에 대한 사내 교육도 늘리고 있다. 중부발전은 지난해 630명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진행했고 올해는 사내 인력개발원을 상설 안전교육장으로 활용해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전기 및 가스설비 안전교육을 할 예정이다.
중부발전은 중소기업과 사회적 약자의 안전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보령화력 등 5개 사업소는 중소기업의 안전보건환경을 개선하고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안전보건 공생협력 프로그램’(고용노동부 주관)을 도입해 추진 중이다.
또 ‘안전경영체계 구축 지원사업’의 수혜 기업을 2011년 2곳에서 2012년 10곳으로 늘렸고 올해는 20개로 더 확대할 계획이다. 올 4월에는 발전소 인근 지역의 서민 가정을 초청해 전기·가스 시설 안전점검, 노후 시설 교체 등을 해주는 행사를 벌였다.
이 같은 중부발전의 안전관리 노력은 조금씩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화력은 30년간 사업장에서 단 한 건의 재해도 발생하지 않는 ‘무재해 기록’을 세워 산업안전공단에서 인증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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