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젖줄 금호강이 시민 곁으로 다가왔다. 수질이 개선되고 생태환경이 개선되면서 시민이 즐겨 찾는 휴식처가 되고 있는 것. 금호강과 관련 있는 역사문화유산을 관광지로 바꾸는 사업도 활발하다.
대구 동구는 다음 달부터 열차 운행이 중단된 아양철교를 리모델링한다. 53억 원을 들여 박물관과 문화시설, 산책로 등을 9월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핵심은 철교 중심에 들어설 중앙구조물이다. 430m²(약 130평) 공간에 전시장과 음식점 등이 어우러진다. 세계 각국의 유명한 다리를 영상으로 보여 주는 ‘다리 박물관’도 생긴다. 카페와 맥주 전문 매장 등 다양한 휴식 공간도 마련된다.
산책로는 철교에 설치됐던 침목을 바닥에 설치해 만든다. 일부 구간은 침목을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유리를 덮어 실제 철교를 느끼도록 할 예정이다. 팔공산과 금호강이 펼쳐지는 전망대도 철교 난간에 설치한다. 철교 출입구에는 공원을 꾸민다. 강변 양쪽에 들어설 상업시설지구에는 가수 패티김의 ‘능금꽃 피는 고향’(1971년 발표) 노래비를 건립한다. 6·25전쟁 때 그가 동구 신암동에서 살았던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1936년 5월 설치된 아양철교는 폭 3m, 길이 227m. 2008년 2월 대구선이 걷히면서 열차 운행이 중단돼 지금까지 흉물처럼 남아 있었다. 동구는 철교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10월 평생학습축제를 이곳에서 여는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재만 동구청장은 “철거가 아닌 역사 및 친환경 공간으로 재활용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대구의 명소로 자리 잡도록 주변 관광지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금호강 주변은 매력적인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2010년부터 1800여억 원을 들여 최근 완료한 생태하천 조성 사업 덕분이다. 지난해 10월 개통한 동촌 해맞이 다리(폭 6m, 길이 222m)는 명물이 됐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500여 개가 다리를 밝힌다. 다리를 들어올리는 케이블이 달린 주탑에는 색깔 조명 12개가 바뀌면서 밤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다리 남쪽으로 내려가면 쾌적한 분위기를 내는 해맞이 동산(3만1000여 m²·약 9000평)이 있어 주말이면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이곳에는 대구 출신의 조선시대 대학자 서거정이 선정한 ‘대구십영’ 중 구룡산 숲도 복원됐다. 대구십영은 금호강과 팔공산 등 대구의 빼어난 경치 10곳을 시로 표현한 것이다. 소나무 등 25종 8000여 그루와 산책로, 전망대가 조성됐다. 동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금호강 뱃놀이터가 있던 아양폭포(높이 16m, 폭 35m)도 만날 수 있다. 북구 서변대교 인근 노곡 하중도(하천 가운데 있는 섬)도 비닐하우스를 걷어내고 생태공원으로 변신했다.
지난해 9월 조성한 금호강 자전거길(30km)은 강 풍경을 만끽하며 페달을 밟을 수 있다. 강을 따라 조성된 19개 테마공원도 자랑거리. 축구장과 야구장, 농구장 등 110여 개 경기장도 곳곳에 들어섰다. 정명섭 대구시 건설방재국장은 “새 옷을 입은 금호강이 시민 곁으로 돌아오고 있다. 관광과 문화가 흐르는 특색 있는 강으로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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