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다가서자 환영이라도 하는 듯 돌고래가 머리 위쪽 숨구멍을 통해 갓난아기 소리를 냈다.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화순금모래해변 입구 돌고래 체험장 마린파크. 임신부와 남편 네 커플이 돌고래와 함께 ‘태교 여행’을 시작했다.
돌고래 만지기부터 시작해 인사하기, 박수치기, 노래하기 등이 이어졌다. 남편이 돌고래와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며 임신부들은 더욱 신이 났다. 돌고래가 태아에게 초음파로 이야기하듯 임신부의 배에 입을 대는 장면은 최고의 하이라이트다. 수조에서 펼쳐진 ‘돌핀 태교’는 1시간가량 진행됐다. 임신 8개월의 최수지 씨(25·경기 성남시 분당구)는 “돌고래 태교 이야기를 듣고 일부러 제주를 찾았다”며 “배 속 아기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흥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돌고래 태교는 돌고래가 내는 초음파가 임신으로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겪는 임신부의 우울증을 완화시켜 주고 태아의 뇌신경에 자극을 준다고 해서 일본에서 시작된 프로그램. 마린파크가 국내 처음으로 올해 초 도입했다. 태교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돌고래는 수컷 1마리, 암컷 3마리 등 모두 4마리다. 일본에서 고래마을로 유명한 와카야마(和歌山) 현 타이지(太地)에서 순치과정을 거친 것으로 몸길이 260∼275cm, 무게는 180∼200kg으로 10년 정도 되었다.
이들 돌고래는 제주연안의 남방큰돌고래와는 달리 먼 바다에서 사는 큰돌고래 종류다. 공연장 쇼 등에 동원되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덜 받고 오히려 사람과의 스킨십을 즐긴다.
김형태 마린파크 대표는 “돌고래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먹이, 수조정화 등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강압적인 공연이 아니라 사람과 돌고래가 서로 알아가는 공존의 체험프로그램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마린파크 측은 한국동물매개치료학회와 돌고래를 이용한 심리 치료를 공동연구하고 뇌성마비 장애우를 위한 감성 치료도 도입할 예정이다. 어린이 등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조련사체험, 돌고래와 교감하는 돌핀 스위밍, 수중에서 교감하는 돌피 다이빙 프로그램이 있다. 체험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006m²로 돌고래와 함께하는 실내외 풀, 전시관 등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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