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대체할 추모곡 제정을 추진하자 5·18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29일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구속부상자회에 따르면 국가보훈처는 5·18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대신할 추모곡 공모를 위해 4800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대체할 5월 노래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5월 단체들은 “5·18 기념식에서 시민들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끝까지 부를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춘식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30여 년 동안 불러온 임을 위한 행진곡은 개인의 노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29일 간부회의에서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것이냐를 놓고 수년째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낭비”라며 “5월 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불려 왔던 노래이기 때문에 보훈처와 협의를 통해 부르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광주시의회는 이날 5·18 기념식 식순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포함해 줄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시의회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희생자 추모와 진상 규명, 5월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는 민주화운동에서 울려 퍼졌던 노래”라고 강조했다. 시의회는 이 노래를 5·18민주화운동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통합당도 “5·18 공식 추모곡 공모 계획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보훈처는 “4·19 기념곡처럼 5월 정신과 의미를 담은 공식 추모곡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배제하기 위해 추모곡을 제정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당시 사망한 윤상원 열사와 1979년 노동현장에서 일하다 숨진 박기순 씨의 영혼결혼식을 위해 작곡된 노래로 전두환 정부 이후 민주화운동 세력의 상징적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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