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주민들이 환하게 웃는 얼굴이 30일 벽화로 공개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전남 고흥군 남포미술관은 30일 오전 10시 반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 한센인 전문병원에서 옹벽 벽화 제막식을 연다. 벽화는 소록도병원 뒤편 옹벽에 가로 110m, 세로 3m 크기로 그려졌다. 옹벽에 가로 87cm, 세로 58cm 크기의 화강석 770개를 붙이고 그 위에 다시 대리석을 붙인 뒤 그림을 그렸다.
이 벽화는 소록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형상화했다. 과거는 인권 유린으로 상처를 입은 소록도 주민들의 영혼을 ‘피를 흘리는 아기’로 표현했다. 현재는 소록도 주민, 소록도병원 역대 원장과 직원들, 자원봉사자, 남포미술관 관계자, 제작에 참여한 재능기부 예술가 등 450명의 얼굴을 새겼다. 미래는 한센병이 사라진 소록도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이다. 푸른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아기 사슴이 ‘한센병은 완치된다’는 염원을 나타내고 있다.
벽화 제작은 199명이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3323만 원을 기부해 가능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예술가의 프로젝트에 익명의 다수 후원자가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대림산업도 1000만 원을 냈다. 벽화를 디자인한 박대조 화백(43) 등 예술가 30명이 60개월 동안 재능기부를 했다. 마지막 덧칠을 하는 작업에는 소록도 주민들도 참여했다. 소록도 주민들은 불편한 손으로 대리석에 아크릴 물감을 예쁘게 색칠하며 희망을 그려냈다.
곽형수 남포미술관장은 “옹벽 벽화는 소록도병원이 1916년 세워진 이후 소록도 주민들의 밝게 웃는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것”이라며 “옹벽 벽화는 소록도가 세상과 소통한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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