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 홀트아동복지회 옆으로 지주회사와 일부 계열사를 옮긴 LIG그룹 이야기다. LIG그룹은 올해 홀트아동복지회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함께 펼치기로 했다.
1968년 서울 양화대교 북단에 지어진 홀트아동복지회 건물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변에 다른 빌딩이 없어 이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이곳에 도시환경정비구역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지난해 지상 24층 규모의 업무용 빌딩이 들어섰고, 여기에 지주회사인 ㈜LIG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계열사들을 한곳에 모을 장소를 찾던 LIG그룹이 들어왔다. 홀트아동복지회도 바로 옆에 6층 규모로 건물을 재건축했다.
LIG 합정사옥과 홀트아동복지회 사옥은 지상에서 보면 각각 24층, 6층 규모로 나란히 선 두 건물이지만 실은 지하가 이어져 있다. 건물 관리도 한 업체가 맡고 있다. 지난해 7월 입주한 두 조직의 직원들 중에는 독특한 건물 구조 덕분인지 ‘한 지붕 아래 같이 사는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것도 인연인데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없겠느냐’며 먼저 다가간 것은 LIG그룹 쪽이었다. 요청을 받은 홀트아동복지회는 입양 대상 어린이들과 이들이 입양 전에 잠시 머무는 위탁가정의 부모 등 410명을 서울대공원에 데려가 구경시켜주자는 내용의 ‘사랑의 나들이’ 행사 기획서를 LIG그룹에 보냈고 이를 LIG그룹이 흔쾌히 수락했다.
지난해 10월 나들이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LIG그룹은 올해 초 홀트아동복지회에 ‘이제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연간 계획을 세워 돕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복지회는 미혼모자(母子) 가정을 위한 양육물품 지원과 사랑의 나들이 행사, 보호 아동에 대한 의료비 지원 등을 담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안했다. LIG그룹은 지난달 계열사들이 함께 마련한 기금 1억 원을 복지회에 전달하면서 “사회공헌 활동을 함께 해 나가자”는 내용의 협약식을 맺었다. LIG그룹은 앞으로도 홀트아동복지회, 여성가족부와 함께 미혼모자 지원 사업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홀트아동복지회 홍미경 홍보팀장은 “사회적 편견 때문인지 다른 사회공헌 사업과 달리 미혼모자에 대한 지원은 선뜻 나서려는 대기업이 별로 없는데 이런 인연이 맺어져 다행”이라며 “이렇게 대기업이 나서주면 사회적인 시선도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LIG그룹은 이 건물 지하에 190석 규모로 만든 공연장을 개방해 인근 홍익대 주변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이 저렴한 비용에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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