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위장’ 아버지 돈 훔친 철없는 아들,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일 09시 41분


친구와 짜고 돈 훔쳤다가 CCTV에 찍혀 발각

전북 남원에 사는 최모 군(19)은 최근 고등학교를 중퇴하며 아버지와 갈등이 깊어졌다. 학교에 가지 않는 최 군이 맘에 안 든 아버지가 용돈을 끊은 게 가장 컸다. 돈이 없어 무료한 날들을 보내던 최 군은 못된 마음을 먹게 됐다. 아버지 돈을 훔치기로 한 것.

제대한 형과 아버지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된 게 계기가 됐다. 아버지가 평상시 돈을 숨겨둔 장소를 형에게 알려주며 "언제든 용돈을 가져다 쓰라"고 한 말이 우연히 최 군의 귀에 들어간 것.

잠시 갈등하던 최 군은 얼마 뒤 아버지의 돈을 훔치기로 결심하고 친구 A 군(19)을 끌어들였다. "우리 집 장판 밑에 수표가 있는데 창문을 열어 놓을 테니 도둑이 훔쳐간 것처럼 하자,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실행에 옮기게 했다.

지난달 25일 마스크와 장갑, 분홍색 신발로 위장한 A 군은 최 군과 함께 계획했던 범행을 실행에 옮겼고 100만원짜리 수표 2장을 훔쳐 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들이 꿈꾸던 완전 범죄는 아버지가 설치해 둔 폐쇄회로(CC)TV로 인해 산산이 부서졌다.

경찰은 확보한 영상을 분석해 A 군과 이를 계획한 최 군을 붙잡았다. 이들은 경찰에서 "용돈으로 쓰려고 돈을 훔쳤다. 아버지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은 범행 사실이 드러날 것을 걱정해 훔친 돈 중 28만원만 사용했다.

전북 남원경찰서는 2일 A군을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반면 최 군은 친아버지의 돈을 훔쳤기 때문에 친족상도례(직계혈족 형면제)에 따라 처벌을 받지 않았다.

최 군의 아버지는 A 군의 처벌도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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