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그 사업장 또 불산누출… 3명 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3일 03시 00분


1월에 5명 사상 화성 반도체 공장
사고시설 교체중 누출… 3시간뒤 신고

올 1월 불산 누출 사고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당했던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또다시 불산이 누출돼 작업자 3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2일 오전 11시 30분경 경기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11라인 중앙화학물질공급장치(CCSS) 탱크룸에서 새로 설치한 불산탱크에 기존 배관라인을 연결하기 위해 배관 중간을 자르던 중 불산이 누출됐다. 탱크 내 불산만 제거했을 뿐 배관 내 불산이 남아있을 가능성을 도외시한 채 작업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누출된 불산은 배관 철거 협력업체 성도ENG 직원 최모 씨(46) 등 5명의 내산복 위로 떨어졌다. 당시 작업자들은 내산복 및 내산장갑과 고글, 마스크 등을 착용했지만 내산장화는 신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누출 후 최 씨 등 작업자 3명이 피부발진 증세를 보여 사내 병원에서 1차 검진을 하고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중에는 목과 손목, 발목 등에 물집이 잡힌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고용노동부 명령에 따라 당시 사고가 났던 불산용액 공급장치를 새것으로 교체하기 위해 절단하던 중 장치 안에 남아있던 불산수용액이 일부 흘러나왔다”며 “사고 직후 관계기관에 신고했고 현장 확인 등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산 누출 양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삼성전자 측은 “주르륵 잠깐 흘러내린 정도”라고 설명했으며 외부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불산 누출 사고가 고용노동부에 최초로 신고된 시간은 오후 2시 35분으로 사고 발생 후 3시간이 지난 뒤여서 또다시 늑장 신고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1월 탱크 밸브 교체 작업 도중 불산이 누출되자 사고 발생 25시간이 지나서야 경기도에 처음으로 신고해 늑장 신고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1월 사고 이후 환경안전 분야 전문가를 별도로 채용하는 등 사업장 안전 강화에 힘써온 삼성전자는 불과 3개월여 만에 누출 사고가 재발하자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전동수 사장과 권오현 부회장이 각각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여러 가지 재발 방지책을 내놓았다. 특히 각 계열사 대표이사 책임하에 더이상 환경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이번에 배관 내 불산이 남아있는지 점검하지 않아 다시 사고를 불러왔다.

수원=남경현·김지현 기자 bibulus@donga.com
#삼성전자#불산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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