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오후 텔레비전에서 북한 도발 관련 뉴스가 나오자 김모 씨(62)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던 김 씨는 급기야 통장을 들고 집을 나섰다. 김 씨는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는 한 은행으로 달려갔다. 김 씨는 예금을 전부 인출했다. 5만 원권 1000장을 100장 씩 묶은 뒤 다시 한 뭉치로 쌌다. 김 씨는 지폐 뭉치를 집에서 준비한 가방에 넣었다.
공모 씨(67)와 강모 씨(73)는 이날도 어김없이 제기동 일대의 은행을 어슬렁거렸다. 두 사람이 노린 것은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노인들. 은행에서 가방에 돈을 넣고 있는 김 씨를 발견한 두 사람은 은행을 나서는 김 씨 뒤를 따랐다. 김 씨가 버스를 타자 함께 탔다. 김 씨 뒷자리에 자리를 잡은 공 씨는 김 씨가 등에 메고 있던 가방의 지퍼를 열었다. 강 씨는 김 씨의 왼쪽에 서서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막았다. 공 씨가 김 씨의 가방에서 현금 뭉치를 꺼낸 뒤 두 사람은 버스에서 내렸다.
집에 도착해 가방을 열어 본 김 씨는 텅 비어 있는 가방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버스에 부착된 CCTV와 두 사람이 버스 탈 때 쓴 교통카드에서 신원을 확인해 공 씨와 강 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소매치기 전과가 많은 두 사람이 현재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훔친 돈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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