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부천시, 민원 92% 하루 안에 처리 ‘빠름빠름’

1월부터 트위터로 민원 받아봤더니…

김만수 부천시장과 부천시청의 트위터에 올라오는 생활민원이 대부분 하루 만에 처리되고 있다. 3월 한 시민이 트위터로 원미구 중동 지역 도로가 파여 밤길에 위험하다는 제보를 하자 즉각 복구됐다. 부천시 제공

‘까치올∼역곡 가는 길, 한쪽 판이 뻑뻑해서 잘 안 돌아요.’

지난달 9일 오후 7시 43분 ‘@21csoing’라는 트위터 계정(ID)을 가진 시민이 김만수 부천시장의 트위터(@kimmansoo)에 민원을 올렸다. 그는 공원에 있던 야외 헬스기구가 고장 나 있어 기구의 일련번호 사진과 함께 위와 같은 글을 남긴 것.

김 시장은 다음 날 오전 6시 3분 ‘얼른 고쳐 놓을 게요’라고 답변했다.

‘해당 시설 담당부서 연락했으며, 금일 중 조치 완료하겠습니다.’(4월 10일 오전 9시 24분·부천시설관리공단)

‘오∼ 빠른 처리 감사합니다.’(4월 10일 오전 9시 35분·민원인)

‘뭐 이 정도야 보통입니다.(사실 저도 놀랐습니다)’(4월 10일 오전 9시 38분·부천시장)

‘헬스기구 수리를 완료했습니다.’(4월 10일 오후 6시 22분·부천시설관리공단)

‘수고하셨어요. 정말 빠름∼ 빠름∼’(4월 11일 오전 7시 2분·부천시장)

부천시가 1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민원처리제’가 빠른 민원처리로 주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SNS 민원처리는 주로 트위터로 이뤄진다. 부천시장과 부천시 트위터(@bucheon4u)에 올라오는 민원을 시청 및 산하 기관의 각 실과 ‘트위터 처리 담당자’가 수시로 확인한다. 팔로어가 2만7000여 명인 김 시장의 트위터에 민원이 많이 몰리는 편이다. 트위터 실무자들은 시장 등 윗선의 지시가 없더라도 해당 실과와 관련이 있는 민원을 확인하는 즉시 ‘사태를 파악하겠다’는 1차 답변부터 보낸다.

쌍방통행이 원활한 SNS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때문에 민원처리 종결 시간도 아주 빠르다. 트위터 민원은 1월 21일∼2월 28일 141건, 3월 110건, 4월 68건이 제기됐는데 이 중 92%가 하루 이내에 처리됐다. 나머지 8%는 종결 처리가 어려운 사안들이다.

이 때문에 시 홈페이지(www.bucheon.go.kr) 내 ‘시장에게 바란다’ ‘전자 민원’ 등의 인터넷 민원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인터넷 민원은 2월 367건(지난해 2월 577건), 3월 234건(지난해 3월 504건), 4월 148건(지난해 4월 575건)이다.

김 시장은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민원을 그때그때 받아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며 “현대인이 원하는 ‘스피드 처리’에 SNS가 아주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SNS 외에도 2010년 7월 시장 취임 때부터 시청과 구청 민원실, 36개 동 주민자치센터에 ‘포스트잇 소통판’을 마련했다. 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을 포스트잇에 써서 소통판에 붙여 놓으면 즉각 시장실로 배달된다. 시 참여소통과가 주도해 ‘포스트잇 민원’을 해당 부서에 연결해 주고, 시 홈페이지 내 ‘포스트잇 소통답변’ 코너를 통해 처리 결과를 알려 주고 있다. 현재 홈페이지에 답변 처리된 ‘포스트잇 민원’은 총 332건이다. 대중교통 불편, 청소 관련 민원이 많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김 시장 집무실에서 목격한 ‘포스트잇 소통판’을 벤치마킹해 서울시장 집무실에 ‘원순 씨에게 바란다’라는 포스트잇 소통판을 설치하기도 했다.

부천시는 “인허가 등 책임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활민원이 공식 창구를 통하지 않고도 신속히 처리되고 있다”며 “SNS 민원처리제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