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1만5000 구미 시민들 배구 사랑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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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3일 03시 00분


LG기 주부배구대회 4일 열려… 읍면동 대표들 한달이상 맹연습
이어달리기-축하공연 등 행사도

경북 구미의 LG기 주부배구대회가 시민들이 화합하는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구미전자공고에서 열린 20회 대회 경기 모습.
경북 구미의 LG기 주부배구대회가 시민들이 화합하는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구미전자공고에서 열린 20회 대회 경기 모습.
“배구공 덕분에 주민이 한마음이 됐어요.”

경북 구미시 형곡1동 윤예순 배구단장(53)은 2일 “매년 이맘때면 배구대회 준비로 동네가 시끌벅적하다. 20년 전통이 쌓여 동네가 건강해졌다”며 활짝 웃었다.

주부 18명으로 구성된 형곡1동 배구선수단은 지난달 12일 발대식을 하고 매일 오후 8∼10시 구미시립도서관 체육공원에서 맹훈련 중이다. 선수들 기합소리와 남편 및 아이들 응원소리가 넘친다. 올해는 실력을 키우기 위해 남자선수 10여 명과 함께 연습을 하고 있다. 추금단 선수(48)는 “일을 마치고 저녁에 연습해서 피곤할 텐데도 다들 열심히 땀을 흘린다. 지난해는 준우승을 했지만 이번에는 꼭 우승하겠다는 각오”라고 전했다.

김수일 형곡1동 생활체육회장(47)은 “구미는 4월이면 동네마다 주부배구 바람이 분다. 구미시민 모두 즐기는 축제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첨단산업도시 구미는 요즘 주부배구 열기가 가득하다. 4일 오전 10시 반 구미전자공고 운동장에서 열리는 제21회 LG기 주부배구대회 준비를 한 달 넘게 해 왔다. 이 대회는 1993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실크론, 루셈 등 구미지역 5개 LG계열사 협의체인 LG경북협의회가 구미 주부들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시작했다.

처음에는 몇몇 주부가 건강을 위해 참여했지만 지금은 구미시민 1만5000여 명이 즐기는 축제로 성장했다. 매년 4, 5월이면 구미 27개 읍면동 주부배구단이 배구 삼매경에 빠진다. 지난해부터는 남자팀도 참가해 대회 규모가 두 배로 커졌다. 올해는 포항 김천 구미 영주 영천 문경 경산 칠곡 등 8개 시군 팀이 참여하는 대회도 함께 연다.

배구경기가 끝나면 읍면동 이어달리기와 여자씨름경기가 마련돼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동별 부스에는 선수와 가족을 위한 먹을거리 장터가 열리고 초청가수 축하공연과 노래자랑도 펼쳐진다. 가족이 함께 즐기는 어린이 놀이터와 게임 및 체험 한마당도 열린다. 장기수 LG경북협의회 차장은 “가정의 달을 맞아 많은 시민이 참여해 즐기기 바란다”고 말했다.

▼ 최선호 LG경북협의회 사무국장 “기업-주민이 함께하는 화합축제” ▼


최선호 LG경북협의회 사무국장(57·사진)은 2일 “주부배구대회는 주민과 기업이 운동을 통해 소통하고 화합하는 축제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기업 하기 좋은 구미 이미지에도 도움이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이 대회를 기획해 1993년 1회부터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2009년에는 구미공단 활성화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자랑스러운 구미사람’ 대상을 받았다. 그를 모르는 구미시민이 거의 없을 정도로 구미에 대한 애정이 깊다.

주부배구대회는 최 국장의 반짝이는 아이디어 덕분에 시민 대축제로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외국인 며느리 배구대회, 효 잔치 한마당, 신춘음악회 등 매년 특색 있는 행사를 곁들여 시민들이 함께하는 행사로 만들었다. 풍성한 볼거리가 넘치는 배구선수단 입장식은 대회 자랑거리. 읍면동별로 몇 달씩 준비하면서 이웃 간 인정도 깊어졌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배구대회#형곡1동 배구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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