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교육 선진화 방안’과 2009개정교육과정이 올해 본격 적용됨에 따라 최근 초등, 중학교에서 치러진 수행평가와 중간고사에선 스토리텔링과 실생활 소재를 적용한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정답이 한 가지로 정해져 있지 않고 학생의 주관적 판단을 묻는 서술형·논술형 문제의 비중이 늘어난 것도 특징.
‘신나는공부’가 달라지는 수학교육의 실체를 집중 분석하는 시리즈 기획 ‘스토리텔링수학 완전정복’의 마지막 3회는 달라진 초등·중학교 수학문제 사례를 통해 이에 대비할 맞춤형 학습방법을 짚어본다.
학교 수학시험, 어떻게 출제됐나
초등학교에선 정규 수학수업을 진행하면서 수시평가(경기도는 상시평가) 형태로 시험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 올해 2009개정교육과정이 도입된 초등 1, 2학년의 경우 어떤 형식의 문제가 나왔을까.
2009개정 교육과정 수학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김정희 경기 늘푸른초등학교 교사가 출제한 문항이다. 2학년 수학 2단원 ‘여러 가지 도형’ 수업에서 다뤄진 이 문제는 △내가 좋아하는 도형과 그 이유 △내가 선택한 도형의 특징 △내가 좋아하는 도형을 생활 속에서 활용할 방법 등을 줄글로 서술하도록 했다. 도형의 특징과 성질에 대해 자유로운 상상을 하고 일상생활과도 연결해 보면서 도형에 흥미를 느끼도록 유도했다.
한편 2009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중학교 1학년의 경우에도 제시된 상황에 대한 자신만의 판단과 근거·사례를 쓰는 형식의 서술형 논술형 문제가 중간고사에서 출제됐다.
경기 A 중학교 1학년 중간고사에 출제된 논술형 문항. 1학년 수학 2단원 ‘정수와 유리수’에 연결된 이 문제는 ‘유리수와 덧셈과 뺄셈’의 성질에 대해 두 여학생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제시한 뒤 이들의 주장 중 어느 쪽 주장이 옳은지를 판단하고, 그 근거를 예를 들어 논술하도록 했다. 서로 다른 두 학생의 덧셈·뺄셈 문제풀이과정을 보여주고, 누구의 계산 방법이 더 편리한지를 판단해 논술하라는 문제도 출제됐다. 덧셈의 ‘교환법칙’을 사용하면 계산이 편리하다는 점을 학생들이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문제풀이과정 두 세트를 비교하는 형식의 문제가 나온 것. 실생활·서술형 수학문제, 대비방법은?
달라진 수학평가는 해당 수학개념을 ‘왜’ 배우며, 실생활에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는 데 초점을 둔다. 따라서 평소 수학을 공부할 때는 기계적인 계산능력을 기르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이 법칙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 개념은 왜 배우며, 어디에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 자신만의 답을 구축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
수업시간에 배운 개념이 실생활 사례에 적용된 예를 찾아보면서 숨겨진 원리나 성질을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 김정희 교사는 “수업에서 다각형을 배웠다면 벌집은 왜 육각형을 띠고 있을지 추측해 보고 직접 벌집을 그려보면 육각형 구조가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한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임을 알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수학개념을 활용해 수치를 도출하고 이를 재료로 줄거리가 있는 스토리나 보고서를 만드는 방식의 학습활동도 실생활 수학은 물론 논술형 문항 대비에 도움이 된다.
국지영 경기 금파중학교 수석교사는 “중학교 2학년 수학 ‘통계’ 단원의 경우 학급의 과목별 성적 분포도를 그린 뒤 학급의 취약과목 찾기, 개인별 체력장 기록을 토대로 반 대항 체육대회 결과 예측하기 같은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만든 자료를 모두 활용해 학급소개서나 보고서를 만들면 최근 수학평가에서 중요시되는 문제해결력과 수학적 의사소통능력도 기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스토리텔링수학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독서를 통한 사고력 훈련은 필수라는 게 수학교사들의 의견.
정미옥 경기 탄벌중학교 수석교사는 “학생 중 상당수는 긴 글을 읽거나 쓰는 것을 기피해 달라진 스토리텔링 수학에도 흥미를 못 느낄 수 있다”면서 “학생 수준에 맞는 수학교과서와 수학도서를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연습을 단문장, 장문장, 모둠발표 형식으로 단계적으로 확장해나가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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