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물품 직거래 피해 급증 “아이패드2 사려다가…”

#A씨는 인터넷사이트에서 개인 간 거래로 중고 태블릿PC를 구입하려다가 낭패를 봤다. A씨는 지난 3월 인터넷 중고장터에서 아이패드2를 사기위해 판매자와 연락 후 대금의 절반을 은행계좌로 입금하고 물건을 받으면 나머지 금액을 이체해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판매자가 해당 기기 발송을 미뤄, A씨는 환불을 요구했다. 그러자 판매자는 “돈을 다 썼다”는 말과 함께 A씨와 연락을 끊었다.

A씨처럼 최근 유명 포털사이트 인터넷 카페 등에서 중고 물품을 구매하려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6개월 동안 국민신문고를 통해 ‘인터넷 중고장터’ 관련 총 2697건의 민원을 접수 받았다. 민원 건수를 월별로 보면 올해 1~4월 접수된 관련 민원이 914건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512건) 대비 79%나 상승했다.

민원유형으로는 휴대전화나 태블릿 등 통신기기를 구입하기 위해 물품을 택배 등으로 수령키로 약속하고 계좌로 돈을 먼저 입금한 후 물품을 받지 못한 ‘통신기기 판매 사기’가 117건 접수돼 가장 큰 폭(98%)으로 증가했고 ‘위조상품 판매 신고’도 73건 접수돼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수도권에서 피해 민원이 많이 발생했지만 올 들어 비수도권에서도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고 권익위는 설명했다. 민원을 제기한 피해자들은 남성(72.9%)이 여성(26.1%)보다 3배가량 많았다.

연령별로는 인터넷 거래를 주로 이용하는 20대가 994건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735건, 10대 554건 순이었다.

민원유형을 살펴보면 20대와 30대는 ‘환불 이의’ 민원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40대와 50대는 ‘통신기기 판매 사기’ 민원 비중이 높았다.

해당 민원을 처리한 기관으로는 인터넷 사기 등을 처리하는 경찰청이 2139건으로 가장 많았고, 위조상품 사기 등을 처리하는 특허청이 119건, 국방부가 112건을 나타냈다. 특히 국방부가 군용장구 불법판매 민원 등과 관련해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