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진주의료원 사태’ 홍준표 지사 피소

환자 유족 등 “직권 남용” 고소
경남道 “위법엔 강력 대응”

경남도가 폐업을 추진 중인 진주의료원에 공무원을 대거 파견했다. 이달 하순 이후 의료원 정리 절차를 밟기 위한 준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의료원 환자 유족과 의사단체는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 공무원 3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경남도는 6일 도 재난방재과 박모 사무관과 보건행정과 직원 강모 씨 등 6명을 진주의료원에 파견 발령을 했다. 파견기간은 7월 31일까지다. 이로써 의료원에 파견된 경남도 공무원은 박권범 원장 권한대행 등 9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의료원 간부들이 최근 퇴직하면서 생긴 자리를 맡아 사후 정리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는 일주일 전부터 의료원에 공무원을 투입해 재물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의료원 직원들이 명예퇴직 및 조기퇴직을 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고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파견 발령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강화 범국민대책위’는 이날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진주의료원 사태를 야기한 홍 지사와 윤성혜 복지보건국장, 박 의료원장 권한대행 등 3명을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소,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소인은 진주의료원에서 퇴원한 뒤 숨진 왕모 할머니(80)의 아들 박모 씨(56), 고발인은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이다.

이들은 소장에서 “경남도가 권한 밖인 공공의료기관의 폐업을 결정하고 환자들에게 퇴원을 종용한 것은 직권남용죄에 해당할 뿐 아니라 의료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특히 환자가 있는 상태에서 계약해지를 통해 의사들이 병원을 떠나도록 한 부분은 업무방해죄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진주의료원 입원 환자 203명 가운데 197명이 전원(轉院)하거나 퇴원했지만 65명만 다른 병원으로 옮겼고 나머지는 집에 있다”며 “강제 퇴원 환자 가운데 9명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경남도는 “환자 사망이 전원과 관계가 없는데도 근거 없는 비난을 하고 있다”며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