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완공 예정인 울산 태화루(太和樓)는 ‘복원(復元)’일까, ‘건립(建立)’일까. 울산 태화루를 짓는 위치가 잘못됐다며 복원하는 게 아니라 새로 건립한다고 얘기하는 것이 맞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태화루는 신라 선덕여왕(재위 632∼647년) 때 울산 태화사의 누각으로 건립된 것으로 전해진다. 진주 촉석루와 밀양 영남루, 안동 영호루와 함께 영남의 4대 누각으로 불리다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
울산시는 2011년 9월부터 중구 태화동 태화강변 옛 로얄예식장 자리에 태화루를 짓고 있다. 이곳에서 통일신라와 고려, 조선시대의 기와 조각이 두루 발견됐고 태화강 전망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부 문화계 인사들은 태화루 건립 당시 옛 문헌을 근거로 동강병원 뒤의 태화산이나 태화강변 대나무 숲 속에 있는 오산이 태화루의 위치라고 주장한다.
건물 형태에 대한 자료도 없다. 태화루 건립 시기인 신라시대 대신 고려 말∼조선 초기 건축 양식의 정면 7칸(길이 21.6m)과 측면 4칸(〃 11.4m)인 주심포(柱心包) 식으로 건립하고 있다. 영남루의 형태도 참조했다. 2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결정했지만 명확한 근거는 없다.
이 때문에 태화루는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거나 회복하다’라는 뜻인 ‘복원’이 아니라 ‘새로 만들어 세운다’는 의미의 ‘건립’이 적절한 표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008년 2월 불에 타 무너졌던 숭례문은 ‘복구(파괴된 것을 원래의 상태대로 고침)’라고 했다. 4일 완공 행사도 ‘숭례문 복구 기념식’이었다.
태화루는 울산시가 1만403m²(약 3150평)의 터를 374억 원을 들여 매입하고 ㈜에쓰오일이 건축비 100억 원을 기부해 지난해 5월 착공했다. 30일 상량식(上梁式)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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