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해경전철(부김경전철)이 법의 심판대에 오른다. 꿈의 교통수단이 아니라 ‘돈(세금)먹는 하마’라는 오명도 썼다.
부산과 경남 김해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부산김해경전철시민대책위원회’는 부산시청과 김해시청에서 9일 동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소송인단을 구성해 부김경전철의 예상 수요를 부풀린 한국교통연구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가 정부기관을 상대로 손배소를 제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시민대책위는 다음 달 11일까지 부산·김해에서 캠페인과 소송인지대모금운동을 벌이고, 4000여 명의 시민소송인단을 모은 뒤 한국교통연구원(당시 교통개발연구원) 관할 법원에 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도 항의 방문하기로 했다.
시민대책위는 이날 “부김경전철 개통 이후 1년7개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이용자는 수요 예측치 대비 18%에 불과하다”며 “이로 인해 그동안 우려했던 최소운영수입보장(MRG)손실보전 부분이 ‘세금폭탄’으로 다가왔다”고 주장했다.
부산시와 김해시는 올 3월 말 2011년 9월 개통 이후 3개월 치 MRG에 해당하는 150억 원을 부산김해경전철㈜에 지급했다. 내년부터는 금액이 650억 원으로 늘어난다. 특히 김해시는 650억 원의 60%에 해당하는 400억 원을 내놔야 해 시 재정을 압박할 것으로 우려된다.
수정산터널, 백양산터널, 거가대교를 비롯한 대규모 민자사업에 대한 손실보전이 불가피한 부산시도 당장 내년에 200억 원 정도 손실보전을 떠안아야 한다.
시민대책위는 “이는 부김경전철의 협약과정에 MRG 손실보전이라는 조항을 삽입하고 민자사업자를 끌어들이려고 용역사가 의도적으로 수요를 부풀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사업은 정부 시범사업으로 시행돼 초기 타당성 조사부터 최종 협약까지 정부가 주도했다”며 “근본적인 책임은 한국교통연구원에 있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사상∼김해국제공항∼강서 대저∼김해 가야대(삼계)를 연결하는 길이 23.7km의 부김경전철은 사업비 7742억 원이 들어갔다.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국내 1호 경전철.
정부와 부산시, 김해시, 민간사업자 간 경전철 협약 당시 예측한 하루 이용객은 첫해 17만6000명, 10년차는 27만2000명, 20년차는 32만2000명이었다. 하지만 현재 하루평균 이용자는 3만2000명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양 시는 MRG 기준에 밑도는 적자를 민간사업자에게 보전해 줘야 한다. 앞으로 20년간 부담해야 할 MRG비율은 평균 74%로 부담금은 2조1630억 원으로 추정된다. 광역환승손실금과 운임할인손실금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20년간 해마다 평균 700억 원을 양 시가 부담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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