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도 산하기관장으로 지난해 12월 보궐선거 당시 ‘공신’들을 기용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경남도의회가 ‘인사 청문회를 통해 출자출연기관장 자질을 검증하겠다’고 하자 ‘도민 검증을 직접 받겠다’며 이를 무력화시킨 이후 측근 기용을 강행하고 있다.
최근 부임한 박상재 창원경륜공단이사장(67)은 전문 수산경영인이며 1990년대 초 경남도의원을 한 차례 지냈다. 경륜과는 무관한 인물이다. 박 이사장은 지난해 도지사 보선 당시 홍 지사 통영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다. 박 이사장과 경합했던 A 씨는 경륜공단 이사장 선임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창원시의회 노창섭 의원도 “박 이사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홍 지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경남도는 다음 달 교체 예정인 경남개발공사 사장 선임 작업을 진행 중이다. 9일에는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배한성 전 창원시장(66)과 이종찬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이사(48) 등 2명을 도지사에게 추천했다. 경남도는 내부 검증과 도민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 달 8일경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도청 주변에서는 “지난해 보선 당시 홍 지사 캠프의 자문위원을 맡았던 배 전 시장이 유력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배 전 시장은 창원시청 행정공무원으로 재직하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2002년 3월 창원시장이 됐으나 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돼 2004년 3월 물러났다. 이력도 문제지만 택지개발과 아파트 건립, 시설관리 등이 주요 업무인 개발공사 사장으로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현 김은종 경남개발공사 사장은 토지주택공사 출신이며 그 이전에는 토목직 간부 공무원이 사장을 맡았다.
홍 지사는 지난해 12월 20일 취임 이후 특보 등 정무직은 물론이고 경남발전연구원, 경남무역, 도립 남해대학 책임자로 선거와 직·간접 관련이 있는 사람들을 임용하면서 적임성 논란이 일었다. 경남도 관계자는 “개발공사 사장의 특정인 내정설은 근거가 없다”며 “산하기관장 임용 과정에서 업무능력과 전문성 등을 충분히 감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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