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질이 쫄깃하고 씹을수록 단맛이 나 미식가들이 최고의 봄철 별미로 꼽는 임진강 황복(사진). 보통 4월 말부터 잡히기 시작하는 데 5월 중순이 됐지만 자취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어획량이 급격히 줄었다. 기자는 11일 오전 11시경 임진강 황복이 잡히는 경기 파주시 문산읍 선유리 문산 어촌계 직판장을 찾았다.
20년 경력의 어부 윤문구 씨(54)가 양동이 하나를 들고 직판장 안으로 들어왔다. ‘(황복을) 얼마나 잡았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답 대신 양동이를 들어 보였다. 배에 노란색 띠를 두른 30cm 크기의 황복 두 마리가 들어 있었다. 그는 “오전 5시부터 6시간 꼬박 일해 잡은 것”이라며 “그나마 20여 일만에 마수걸이한 것이 위안거리”라고 했다. 그는 물때에 맞춰 오후 4시경 다시 배를 띄울 거라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오전 5시 반에 강에 나가 4시간 넘게 배를 탔다는 어부는 “꽝 했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진짜 빈손이었다. 그는 “하루에 두 번 황복을 잡는데 오후에는 작업을 나가야 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어촌계를 찾은 10여 명의 어부가 잡은 황복은 모두 7마리. 어획량이 줄면서 문산 어촌계에 등록된 파주·연천 지역 어부 160여 명 중 100여 명만 황복잡이 배를 탄다. 2명이 한 조가 돼 작업에 나가는 데 인건비를 제하더라도 한번 출항할 때마다 보통 3만∼5만 원의 비용이 드는데 이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병수 어촌계 총무는 “10년 전만 해도 한번에 많이 잡으면 10마리, 못해도 5마리는 잡았다”며 “이런 추세라면 몇 년 후엔 황복이 임진강에서 자취를 감추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주민들은 황복이 최근 잘 안 잡히는 것에 대해 2011년 군남댐이 생기면서 수량이 줄어들고 수질이 오염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댐 공사 기간 중 물막이 공사를 하면서 물이 거의 흐르지 않아 황복이 사라졌다는 것. 그러나 군남댐 측은 평상시엔 수문을 개방해 수량이 자연 상태와 차이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수문을 닫는 것은 1년 중 홍수기에 20여 일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임진강 나루터 일대 식당가에도 예년에 비해 손님들의 발길이 뜸했다. 잡히는 양이 적다 보니 3, 4일 전에 예약을 해야 맛볼 수 있다. 시세도 kg당 22만∼25만 원. 지난해보다 3만∼5만 원 정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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