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상여금은 통상임금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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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일-성적 따라 차등 비고정 임금” 작년 大法의 ‘상여 포함’ 판결과 달라
삼화고속 통상임금 위헌제청은 기각… 노조, 오늘 내일 인천~서울 버스파업

법정수당의 산정 근거가 되는 통상임금에 상여금 포함 여부를 두고 재계와 노동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상여금은 근무일수와 성적에 의해 지급액이나 지급 여부가 달라져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인천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범준)는 수도권 광역버스를 운영하는 삼화고속 전현직 근로자들이 “통상임금에 근속수당과 식대수당, 상여금 등 수당을 포함시켜 달라”며 회사 측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상여금은 포함되지 않고 근속수당과 식대는 포함된다”고 9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상여금을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상여금이 연 6회 정기적으로 지급되긴 했지만 근로자가 상여금 산정기간 동안 근무한 기간 등에 따라 지급 여부와 액수가 달라지므로 비고정적인 임금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재판부는 “근속수당과 식대수당은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된 고정적인 임금이므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며 “사측은 미지급된 수당 4억2200여만 원을 근로자 측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측이 “통상임금에 대한 법적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며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통상’이라는 뜻은 ‘일상적으로’라는 뜻과 같아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고정임금이라고 충분히 해석할 수 있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는지 법에 명확한 규정이 없어 정부와 법원의 판단이 엇갈려 왔다. 특히 지난해 3월 처음으로 대법원에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오자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등 대기업을 비롯해 중소기업 노조가 최근 3년 치의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법정수당을 다시 계산해달라는 소송을 잇달아 제기했다.

한편 삼화고속 노조 측은 임금 체불에 항의하며 13일부터 이틀간 경고 파업에 들어간다. 12일 삼화고속에 따르면 이 회사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300여 명은 13일 첫 버스가 출발하는 오전 5시부터 15일 오전 1시까지 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강경석 기자·인천=황금천 기자 coolup@donga.com
#상여금#통상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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