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박모 씨(29)는 지난달 10일 오전 3시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윤모 양(15)과 대화하던 중 이런 제안을 받았다. 박 씨는 바로 차를 몰고 나가 대전 동구 대전대 앞의 한 주점에서 윤 양을 만나 함께 술을 마셨다.
술자리가 끝나갈 무렵 윤 양은 “혼자 사는데, 집까지 차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박 씨는 기꺼이 운전대를 잡았다. 윤 양이 가르쳐 준 골목길을 지나던 중 뒤 범퍼에 무언가 부딪쳤다. 한 남성이 자전거와 함께 쓰러져 있었다.
그는 “합의금으로 350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음주운전 사실이 드러날까 봐 두려웠던 박 씨는 그 자리에서 50만 원을 건넸다. 옆에 타고 있던 윤 양은 그 사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사고 뒤에도 남성이 잔금을 계속 요구하자 박 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결과 윤 양과 정모 양(15)은 스마트폰 채팅 앱을 이용해 차를 가진 남성을 불러내 술을 마신 뒤 운전을 시키는 ‘꽃뱀’ 역할을 맡았다. 이모 씨(20)를 비롯한 남성 조직원 3명은 피해자가 운전하는 차에 일부러 부딪쳐 돈을 뜯어내려 했다. 이들은 4월 1일과 2일에도 대전 동구 일대에서 같은 수법으로 남성 운전자들을 협박하다 ‘경찰을 불러 해결하자’는 운전자 기세에 눌려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5명을 폭력행위(공동공갈) 등의 혐의로 10일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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