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6시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남산생태공원. 대기업인 B사 회장의 부인 나모 씨(72)와 셋째 아들 이모 씨(43)가 함께 공원 내 연못 주변을 산책하고 있었다. 갑자기 목줄이 풀린 진도개 정도 크기의 개가 나타나 나 씨의 오른손을 물었다. 아들 이 씨는 갖고 있던 우산으로 어머니를 공격하는 개를 위협해 떼어냈다.
개 주인인 주한 독일대사관 소속 무관보(武官補) 독일인 H 씨는 목줄을 잡지 않은 것을 사과하기는커녕 고함을 치며 이 씨 모자를 밀쳤다. 심지어 이 씨의 오른쪽 다리를 발로 걷어찼다. 그러곤 자신의 개를 끌어안았다. 이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H 씨를 이태원파출소로 연행했다가 외교관 신분을 확인한 뒤 집으로 돌려보냈다. 나 씨의 상처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H 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를 본 나 씨 모자와 연락하곤 있지만 경찰서에 오지 않았다”며 “H 씨에게도 소환 통보를 했지만 외교관 면책특권을 감안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 씨는 2010년 6월부터 한국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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