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금꽃 향기로운 내 고향 땅은, 팔공산 바라보는 해 뜨는 거리… 둘이서 걸어가는 희망의 거리, 능금꽃 피고 지는 사랑의 거리, 대구는 내 고향 정다운 내 고향∼.”
가수 패티김(본명 김혜자·75)이 부른 ‘능금꽃 피는 고향’(작사·작곡 길옥균)의 일부다. 1971년 3월 발표된 이 노래에는 대구 사과와 팔공산, 금호강이 등장한다.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대구를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대구시민들도 즐겨 부르며 ‘대구찬가’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2010년에는 삼성라이온즈 응원가로 편곡돼 시민운동장야구장에 울려 퍼졌다.
대구 동구가 이 가사를 담은 패티김 노래비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패티김이 대구와 인연이 있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 그는 6·25전쟁 때 동구 신암동에 잠시 거주했다. 동구는 올해 개청 50주년과 대구 사과 재배 115년을 기념하는 뜻에서 이 사업을 준비했다.
최근 이재만 동구청장을 비롯해 문희갑 전 대구시장, 패티김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패티김 노래비 건립추진위원회가 열렸다. 노래비 디자인 공모 등을 협의했다. 사업비는 동구가 일부 부담하고 나머지는 지역 주민 100여 명의 성금으로 마련키로 했다.
노래비는 아양철교 인근 금호강변 공원에 세울 예정이다. 10월 10일 패티김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을 열기로 했다. 대구 사과가 탐스럽게 익는 때에 맞췄다. 2008년 2월 대구선이 걷히면서 열차 운행이 중단된 아양철교는 관광지로 만들기 위한 리모델링이 추진 중이다. 53억 원을 들여 9월까지 다리박물관과 문화시설, 산책로 등을 조성한다. 패티김의 노래비와 추억이 어우러지면 대구의 새로운 상징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패티김은 “능금꽃 피는 고향이 대구를 대표하는 노래 중 하나로 꼽혀 정말 감사드린다. 제막식에 꼭 참석하고 기회가 생길 때마다 대구를 찾아 시민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문 전 시장은 “패티김이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열정적으로 예술 활동을 펼쳐 노래비 건립으로 이어진 것 같다.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구는 노래비가 건립되면 주변 관광지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노래비는 시민들의 의견도 담아서 주변 금호강 환경과 잘 어울리도록 건립해 새로운 명소로 꾸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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