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포숙성고등어영어법인, 유통망 구축해 ‘안동 간고등어’에 도전
갓잡은 고등어 가두리시설에서 길러… 회-튀김-구이-탕 등 다양한 요리 개발
1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포항. 방류를 위해 적응훈련을 하고 있는 서울대공원의 ‘제돌이’ 등 돌고래 세 마리가 있는 가두리시설 옆 또 다른 가두리시설에 고등어 무리가 쉼 없이 선회했다. 뜰채로 몇 마리를 건져 올리자 팔딱팔딱 요동치며 물을 튀겼다. 급한 성질 때문에 가두리시설에 담아두면 그물이나 시설을 치고받으며 좀처럼 살기 힘든데도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모습 그대로였다. 고등어 무리가 ‘우두머리’를 따르는 습성을 이용해 우두머리를 통제하는 독특한 기술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성산포숙성고등어영어법인은 ‘고등어 명품화’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돌고래가 떠나고 난 가두리시설 1개에 고등어 100t을 집어넣는다. 제주 부근 바다에서 조업하는 부산 선적 고등어 선단과 계약을 하고 고등어를 어선에서 그물째로 넘겨받아 가두리로 옮긴다. 이 고등어로 ‘안동 간고등어’에 도전장을 낸다. 유통망을 구축해 전국에 숙성 고등어회를 공급하고 튀김, 구이, 탕 등 다양한 요리를 개발할 예정이다. 고등어 명품화 사업을 위해 산학연이 합동으로 사업추진단을 구성했다. 이 명품화 사업은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의 향토산업육성사업 예비지원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추석 전후 고등어를 소재로 관광객과 외국인을 겨냥한 ‘성산포 오메가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고등어는 한국의 ‘국민 생선’일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에서도 선호한다. 2011년 고등어 어획량은 13만8000여 t으로 제주 부근 바다에서 80%가량이 잡힌다. 성산포 주변은 고등어 어장으로 유명하지만 제주지역은 고등어를 대량 처리하기 위한 냉동 및 냉장, 위판, 양육시설 등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대부분 부산에서 위판이 이뤄지고 있다.
고등어 명품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박진우 한국어류연구소장은 “고등어가 대부분 냉동 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숙성회나 활어회의 참맛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고등어를 산 채로 유지시키는 기술은 물론이고 횟감 가공 및 냉동포장, 전국 유통망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머지않아 ‘성산포 고등어’ 브랜드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어는 두뇌 계발과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는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 등 유효 성분이 많다. 해류를 타고 동해안까지 북상하며 성장하다가 9, 10월 제주 부근으로 다시 남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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