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단독]상습정체 올림픽대로 ‘다인승 전용차로’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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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2030 교통계획’ 마련… 도시고속道 다인승 우선권 재논의
市 “교통량 고려 3년 뒤에나 도입” 대중교통 철도 위주 개편 계획도

서울시가 올림픽대로 등 도시고속도로에 ‘다인승 우선차로’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서울시는 최근 마련한 ‘서울교통 2030’ 계획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서울교통 2030’(도시교통정비기본계획)은 도시교통정비 특별법에 따라 20년 단위로 수립하는 법정 계획으로 서울시 교통계획의 기준이 된다.

다인승 우선차로제의 골자는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내부간선도로 등 도시고속도로에 다인승 차량 전용차로를 만들어 통행 우선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와 영국, 미국 캘리포니아 주 등에서 이 같은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운영 방식에 따라 다인승 차량만 진입이 가능하고 일반 차량은 아예 진입할 수 없도록 하는 방법과 다인승 차량은 무료로 통행하고 이 차로를 이용하려는 일반 차량에는 통행요금을 별도로 물리는 방법으로 나뉜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2016년 이후 장기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라며 “도입을 위해 일반 차량의 유료 이용을 허용하는 것과 허용하지 않는 것 중 어느 쪽이 교통량 감소에 효과적인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인승 전용차로는 2008년 초 당시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발표한 ‘수도권 광역교통 개선 대책’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당시 인수위는 상습 정체 구간인 올림픽대로 여의도∼잠실 구간 19.7km와 한남 나들목∼판교 나들목의 20km 구간에 9인 이상 다인승 차량 전용차로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수도권 출퇴근 시간을 단축하고 수송 효율을 높이겠다는 게 도입의 이유였다. 하지만 이 정책은 실현되지 못했다. 당시 인수위는 이 구간에 다인승 차량이 아닌 일반 차량의 통행을 허용하고 그 대신에 자동 통행료 징수 시스템을 구축해 2000원가량의 혼잡통행료를 받겠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1995년에도 3인 이상 탑승한 차량만 운행할 수 있는 다인승 전용차로를 도입하려고 했지만 경찰이 단속할 방법이 없다고 반대해 도입이 무산된 바 있다.

‘서울교통 2030’에는 서울의 대중교통을 철도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계획도 담겨 있다. 이를 위해 시는 버스 노선을 조정해 버스는 지선을, 지하철은 간선 기능을 담당하게 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간 거리를 좁히는 도시철도 연계형 버스정류장도 늘릴 계획이다. 시는 모든 생활권도로에서 차량 속도를 시속 30km 이하로 제한하고 왕복 4차로 규모 도로에 보도와 차도의 경계를 없애 길 전체를 보행자 우선으로 만들고 차량은 조심스레 행인들을 피해 다니도록 하는 ‘보행우선도로’도 신설할 계획이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올림픽대로#다인승 전용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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