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창원시 의창구 창원대로 300)의 마산 이전 문제가 지역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창원시가 14일 통합시 청사 소재지를 현 창원시청사로 결정한 ‘창원시청 소재지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를 공포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앞서 창원시의회는 지난달 23일 시청사 관련 조례를 변칙으로 통과시켰다.
창원시의 조례 공포에 대해 마산지역 시의원과 시민사회단체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마산 출신 시의원들은 15일 오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청사 소재지 조례 무효확인소송을 창원지법에 냈다. 지난달 이 조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배종천 의장이 회의 속개를 선언하지 않고 손으로 단상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기습 의결해 효력이 없다는 것. 마산 출신 시의원들이 창원시에 조례안 재의를 요구했으나 창원시는 “재의요구 대상이 아니며 상위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산지역 반발이 드세고 소송 결과도 지켜봐야 하지만 통합 창원시청사 위치가 마무리되면서 도청 마산 이전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이 사안은 지난해 12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당시 홍준표 지사의 대표 공약 중 하나다. 홍 지사는 새누리당 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도청 마산 이전, 진주에 도청 제2청사 건립’이라는 공약을 들고나와 판세를 흔들었다. 여기다 하영제 예비후보까지 끌어안아 박완수 창원시장을 누르고 후보가 됐다.
홍 지사는 취임 이후 “도청 마산 이전은 통합 창원시청사 입지가 마무리된 뒤 논의해야 한다”며 한발 뺐다. 그러나 조례 공포와 함께 마산지역 주민들이 “통합시 명칭과 청사, 야구장 등이 옛 창원, 진해지역에 돌아간 만큼 도청은 반드시 마산으로 옮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더이상 외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경남도의 한 관계자는 “(홍 지사) 스타일로 미뤄 이 문제를 비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청 마산 이전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그는 “진주의료원 사태를 마무리하고 통합시청사조례 무효 확인 소송과 지역 여론 등을 지켜본 뒤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도청 이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많다. 지난해 선거 당시부터 “엄청난 예산을 들여 동일 지방자치단체 안에서 청사를 옮길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이 일었다. 최근 통합진보당 석영철 경남도의원이 창원시민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도 반대 59.4%, 찬성 36.4%로 나왔다. ‘공공기관 이전 반대 창원시민대책위원회’는 15일 경남도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 지사는 도청 및 공공기관 이전을 독단적으로 진행해 지역갈등을 조장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결국 경남도청 이전 시비는 창원지역 내부 갈등뿐 아니라 경남 전체의 논란으로 번지면서 내년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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