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 야생 식물종인 ‘전주물꼬리풀’이 전주에서 처음 발견된 지 101년 만에 다시 고향의 품으로 돌아온다. 이 풀은 1912년 일본 식물학자가 전주에서 발견해 세상에 알려졌다. ‘전주’라는 지명을 단 유일한 식물이기도 하다. 이 풀의 키는 30∼50cm, 개화 시기는 8∼10월이며 연한 홍자색 꽃이 핀다. 1969년 식물학자인 이창복 씨가 전주의 지명을 따 전주물꼬리풀로 이름 지어 지금까지 그대로 불리고 있다.
이번에 고향으로 귀환하는 전주물꼬리풀은 1980년대 중반 제주도 한라생태숲에서 소량 자생하던 종이 발견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이 2011년 인공 증식에 성공한 것. ‘전주물꼬리풀’은 자연 발아율이 10% 이하로 매우 낮고 남부지방의 햇볕이 잘 드는 습지에서 자란다.
그러나 도시화로 습지가 훼손되고 줄어들면서 전주를 비롯한 전국 어디에서도 더는 자생지를 확인할 수 없게 됐다. 그러다 우연히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것을 확인했으나 이 자생지도 훼손돼 다시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자 환경부는 인공 증식을 서두르는 한편 2012년부터 멸종 위기 야생 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전주시는 환경부로부터 3000포기를 넘겨받아 21일 덕진구 송천동 오송제 상류 습지에서 옮겨 심기 행사를 열기로 했다. 전주시는 “전주라는 지명을 가진 야생화의 상징성이 있고 오송제 상류 습지가 자생할 수 있는 최적의 생육 조건을 갖춘 것으로 나타나 전주로 이식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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