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선모 씨(22)가 탔던 외제차를 직접 운전한 사람은 차모 씨(29)였다. 차 씨는 3월 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도산대로에서 세계에서 333대만 한정 생산된 뉴 아우디 R8 GT 스파이더를 타고 과속하면서 이를 인터넷 개인방송 모음 사이트인 ‘아프리카TV’에 생중계했다. 차 씨는 지난달 3일에는 경기 고양시 일산 제2자유로에서 BMW520d를 몰고 시속 180km로 질주하면서 이를 생중계하는 등 과속운전을 뽐내는 일을 일삼아 왔다.
경찰 조사 결과 차 씨는 서울의 한 렌터카 업체 소유자의 아들로 렌터카 지점 한 곳을 맡아 관리하고 있다. 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 씨가 고급 외제차를 멋있게 몰아 인터넷에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았다”고 진술했다. 차 씨의 개인방송 누적 시청자 수는 2만1000여 명에 달한다.
19일 현재 아프리카TV의 차 씨 개인방송에는 과속 동영상은 모두 지워졌다. 다만 차 씨가 3월 18일 올린 13분 16초짜리 영상에는 “이따가 300km 달리기 방송할 거예요”라며 아우디 R8을 타고 방송을 준비하는 장면이 남아 있다.
아프리카TV의 개인방송들에는 차 씨 이외에도 많은 사람이 과속 중계방송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고급 외제차 이름을 검색하면 수십∼수백 개의 과속 중계방송이 나온다. ID ‘마일***’을 쓰는 남성은 지난달 25일 ‘아우디 TTs 드라이브 고고싱’이라는 제목으로 교차로에 멈춰 있다가 신호등이 바뀌자 급가속해 계기반이 순식간에 134km까지 치솟는 동영상을 자랑스레 올렸다. 이 남성은 왼손으로 운전하고 오른손으로 휴대전화를 들고 질주 장면을 찍었다.
경찰 관계자는 “과속 동영상에 대한 수사를 강화할 것”이라며 “과속하지 않더라도 운전 중에 휴대전화를 들고 촬영하면 도로교통법 제49조 위반으로 벌점 15점에 범칙금 6만 원이 부과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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