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인 8일 육군 23사단 장병들은 강원 양양군 현남면 우성암 씨(84) 집을 방문해 우 씨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드렸다. 병사들의 방문과 카네이션 선물에 우 씨는 활짝 웃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번 방문은 23사단이 어버이날을 맞아 자매결연한 6·25전쟁 참전용사들을 위해 마련한 작은 이벤트.
23사단은 삼척 동해 강릉 양양 등 주둔지역에 거주하는 참전용사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명 ‘Thank 참전용사 돕기 10대 캠페인’이다. 이 행사는 참전용사와 장병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군사령부는 이 캠페인을 모든 부대에 확대 실시할 방침이다.
○ 참전용사 집 방문해 봉사활동하고 ‘말벗’ 역할
23사단은 올 2월 캠페인을 기획하고 강릉보훈지청을 통해 참전용사 현황을 파악한 뒤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우선 4개 시군에 거주하는 참전용사 1830여 명 가운데 가사 및 간병 서비스가 필요한 23명을 선정해 사단 예하 대대와 직할대가 일대일 자매결연을 했다. 장병들은 자매결연한 참전용사들을 지속적으로 돌보고 있다. 처음에는 어색한 분위기에 차가운 시선으로 대하던 참전용사들도 장병들을 친자식처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강호상 씨(86)가 백내장으로 오른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데도 수술비가 없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매결연 대대가 안과 진료를 주선하는 한편 수술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반찬이 없어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박판두 씨(83)에게는 격주 단위로 부대 취사병이 방문해 반찬을 만들어 주고 식사도 같이 하며 정을 나누고 있다.
박선을 씨(84)는 지적장애 딸과 생활하느라 바깥출입이 힘들다. 박 씨는 “말 상대가 없어 하루 종일 말 한마디 안 하고 지내는 경우도 있는데 장병들이 매주 찾아와 줘 고맙다”고 말했다.
○ 장병 1936명, 매월 683만 원 모금
23사단은 4월부터 ‘참전용사 돕기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1계좌에 간부는 매월 5000원, 병은 1000원으로 정하고 희망 장병들의 신청을 받은 결과 1936명이 동참했다. 매월 683만 원, 1년이면 8200여만 원이 모여 생활이 어려운 참전용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월 세 번째 금요일은 ‘참전용사의 날’이다. 참전용사 23명의 집을 방문해 청소와 세탁, 안마, 집수리를 해 주고 군의관 진료 활동도 하고 있다. 이 밖에 참전용사들의 영정 사진을 제작해 주고 장례를 돕는 장례 지원 서비스와 참전용사 생일상 차려 주기, 참전용사 부대 초청 행사도 펼치고 있다. 11일에는 삼척에 거주하는 200여 명의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군악연주회와 병영식사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앞으로 보훈 바자와 보훈 잔치를 매년 열 예정이다.
캠페인을 주관하는 사단 정훈공보참모 김남금 중령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참전용사들에게 작은 보답을 하기 위해 캠페인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23사단장인 금용백 소장은 “모든 참전용사를 도울 수는 없지만 부대 차원에서 가능한 인원을 적극 돕고 있다”며 “참전용사들로부터 생생한 전투 경험담을 들을 수 있어 장병들에게는 안보교육과 인성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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