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당 최대 800만원 예산 확보나서
市 “명퇴 유도해 인건비 절감 조치”
일각 “누가 여행보내준다고 명퇴하나”
강원 원주시가 명예퇴직 공무원에 대해 부부동반 해외여행 경비를 지원키로 해 선심성 및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원주시에 따르면 명퇴 공무원의 부부동반 해외여행 경비로 최대 800만 원을 지원하기 위해 예산 확보에 나섰다. 원주시는 올해 본예산에 6000만 원의 관련 예산을 확보한 데 이어 추경에도 1억 원을 편성했다. 시의회는 20일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이 예산안을 통과시켰고 예결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원주시는 해외여행 경비 지원에 대해 “오랫동안 근무한 공직자를 위로하는 한편 명퇴를 유도해 인건비 등 예산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시는 정년퇴직 1년 전에 명퇴할 경우 5000만 원 정도의 예산을 아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원주시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명퇴 신청 자격을 갖춘 직원은 45명. 이 가운데 18명 정도가 명퇴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예산을 세웠다.
그러나 퇴직 전 공로연수 중인 공무원들에게 부부동반 해외여행 경비를 지원하던 관행이 2008년 정부의 제동으로 사라진 점을 감안하면 원주시의 이 같은 방침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는 ‘지방공무원 인사관리 및 운영지침’을 개정해 공로연수자의 연수계획을 수립할 때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들어가는 국내외 출장이나 관광성 견학 프로그램을 제외하도록 했다.
원주시는 명퇴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하지만 해외여행 때문에 보장된 정년을 포기하고 명퇴를 신청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한 공무원은 “해외여행 경비를 지원한다고 해서 명퇴를 신청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이것은 명퇴 공무원에 대한 위로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명퇴는 20년 이상 근속해야 자격이 주어지며 퇴직 시점의 임금과 정년 잔여기간에 따라 명퇴수당이 지급된다.
원주시 관계자는 “지방공무원법에 공무원의 근무능률을 높이기 위해 보건 휴양 안전 후생 등을 하도록 보장하는 만큼 해외여행 경비 지원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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