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자회사에 운영 맡기기로… 정부 “민간기업 지분투자도 불허”
코레일 관계자 “鄭사장 지난주 사표”… 국토부 “구두로 했나? 받은 적 없다”
정부가 2015년 개통되는 수서발 KTX의 민영화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수서발 KTX의 운영은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자회사에 맡기고 이 자회사에는 민간기업의 지분 투자도 받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국토교통부는 정부의 철도산업발전방안 확정에 앞서 23일 민간검토위원회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검토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공개한 검토 의견에 따르면 민영화 논란을 빚었던 수서발 KTX의 운영은 코레일과 공공 연기금이 공동으로 지분 투자를 하는 자회사에 맡기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로써 코레일의 철도운영 독점구조를 깨기 위해 지난 정부부터 추진됐던 수서발 KTX의 민영화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영화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자회사에 대한 민간기업의 지분 참여는 불허할 계획”이라며 “코레일도 이 자회사의 경영이나 회계에 관여하지 못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코레일의 자회사에 대한 경영간섭을 차단한 것은 수서발 KTX 운영을 위해 새로 만들어지는 자회사와 서울발 노선을 운영하는 기존 코레일 간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중장기 철도산업의 발전 모델로 ‘독일식 경쟁체제’를 택했다고 밝혔다. 독일식 모델은 기존 공기업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분야별로 자회사를 운영하며 부분적인 시장개방을 허용하는 형태로, 공기업을 직접 분할해 민영화하는 영국형보다 공공성이 높다. 다만 국토부는 적자노선 및 일부 신설노선은 민간에 개방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한편 국토부가 이날 발표한 철도발전방안에 대해 정창영 코레일 사장이 사전에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국토부가 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자 정 사장이 사표를 제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코레일 관계자는 “정 사장이 5월 초 ‘자회사 형태의 민간 철도참여에 찬성할 수 없다’는 의견을 표명하자 국토부가 사퇴 압력을 가했다”며 “정 사장은 지난주 국토부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토부의 한 당국자는 “정 사장이 누군가에게 구두로 사의를 표명했는지는 모르나 사표를 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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