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의 문제 유출자를 학원가에서 퇴출시키는 고강도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지역 학원가에서의 문제 유출 때문에 국내 시험이 취소되는 국제적 망신이 이어지는 데 따른 조치다.
시교육청은 SAT 문제 유출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새로운 SAT 교습과정 운영학원의 등록을 제한하고 문제를 일으킨 학원이 설립자 명의나 위치만 바꿔서 재등록하는 행위를 불허하는 ‘SAT 교습학원 정상화 대책’을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문제를 유출한 의혹을 받는 학원 12곳을 27일부터 31일까지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또 여름방학을 맞아 유학생들이 잠시 귀국해 학원 교습에 집중적으로 나서는 6∼8월에는 서울지역 전체 학원을 상대로 특별점검을 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에서 등록된 SAT 학원은 63곳으로 모두 강남지역에 있다.
특히 SAT 문제가 유출됐다는 정보를 입수하면 관련자를 사법기관에 고발하고 교습비를 지나치게 많이 받는 학원은 세무조사를 의뢰하는 등 관련 기관과의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문을 SAT 학원이 밀집한 강남교육지원청에 보내고 다른 교육지원청에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28일 오전에는 시교육청으로 SAT 학원장들을 불러 각서를 받기로 했다. 문제 유출에 개입하거나 불법으로 유출된 문제를 수강생들에게 가르치는 등의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형사처벌을 감수하겠다는 내용이다.
시교육청이 이처럼 SAT 학원에 대해 강력한 처방에 나선 것은 일부 학원이 시험문제 유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도 버젓이 고액의 수강료를 받으며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문제 유출 의혹으로 국내의 SAT가 취소되자 감사단을 꾸려 8∼10일 1차 특별점검을 시행했다. 그 결과 학원 2곳을 교습 중지하고 6곳에는 과태료 1200만 원을, 22곳에는 벌점을 부과했다.
SAT 주관사인 칼리지보드는 시험문제 유출 정황이 포착되면서 국내의 5월 시험과 6월 생물시험을 취소한 바 있다. 이어 25일에는 일부 응시생의 6월 시험자격 자체를 박탈했다.
SAT를 출제하는 미국교육평가원(ETS)은 “다른 나라에서도 과거에 스터디그룹 등에서의 SAT (유출) 문제로 일부 응시생의 시험을 취소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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