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살해한 정신질환 아들 11년 째 철창에 가둔 母의 사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8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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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을 저지른 정신질환 아들을 11년간 철창 안에 가둔 어머니의 사연이 전해져 충격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 등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장시(江西)성 루이창(瑞昌)에 사는 왕 무샹 씨(74)는 아들 우 위안훙 씨(42)를 11년째 철창 안에 가둔 채 함께 생활하고 있다.

왕 씨의 집에는 성인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크기의 우리 같은 철창이 있다. 그 안에는 발목에 쇠사슬이 채워진 40대 아들 우 씨가 갇혀 있다. 우 씨는 이 철창 안에 갇힌 상태로 어머니가 하루 세 번 가져다주는 밥을 먹는다. 잠도 볼일도 모두 이 안에서 해결해야 하며, 철창 밖으로는 나갈 수가 없다.

어머니 왕 씨가 아들을 이토록 모질게 가둔 이유는 그의 정신질환 때문이다.

우 씨는 지난 2001년 같은 마을에 사는 13세 소년을 폭행해 살해한 죄로 붙잡혀 구금됐으나, 1년 뒤 정신질환을 이유로 풀려났다. 보도에 따르면 우 씨는 15세 때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왕 씨는 아들이 또다시 마을 주민에게 끔찍한 짓을 할지 모른다는 걱정에 아들의 발목에 족쇄를 채웠다. 하지만 그는 족쇄를 풀고 집을 빠져나가 마을을 돌아다니며 주민을 공포에 질리게 했다.

결국 왕 씨는 아들을 가둘 철창을 직접 만들었다. 처절한 심정으로 아들을 가뒀지만 그는 또다시 탈출했고, 왕 씨 가족은 힘을 모아 더 튼튼한 철창을 만들어 그를 가뒀다.

왕 씨는 "통곡을 하면서 아들을 철창 안에 가뒀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사람을 죽이긴 했지만 그 아이는 여전히 내 아들이다"라며 애끓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내 손으로 아들을 철창 안에 가두는 건 지독히 힘든 일이었다"며 "아들에게 밥을 가져다줄 때마다 철창 안에 앉아 울었는데, 이제는 눈물이 다 말라버렸다"고 말했다.

한편, 우 씨와 같은 중국의 수많은 정신질환자는 재원과 전문 인력 부족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차이나 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2010년 보건 당국은 중국 인구가 약 13억5000만인 것에 비해 정신과 의사의 수는 2만 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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